상주서 "밭갈이 안하면 황무지 된다"…강원서 지역공약 발표
(서울·상주·원주=연합뉴스) 이상헌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주자는 주말인 8일 '통합'과 '정책'을 키워드로 경북·강원 지역을 훑으며 보수표심 공략을 위한 강행군에 나섰다.
경북 상주를 방문해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 민주당 후보로 나선 김영태 후보의 선거 유세를 지원하고, 강원 원주시청에서 '강원 비전' 기자회견을 열면서다.
이는 범보수 후보들이 이번 대선에서 바람을 일으키지 못한 탓에 보수성향 유권자들이 여전히 지지후보 탐색을 하고 있다는 형국이라고 보고 이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보수층와 중도층이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문 후보로서는 이들을 겨냥한 선거운동을 한층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상주시 서문사거리에 설치된 선거 유세차에 올라 "이번에는 정권교체가 확실하지 않나"라며 "김 의원이 당선되고 정권교체가 되면, 경북에서 집권여당의 유일한 지역구 의원이 된다. 제가 지역발전 공약을 함께 책임지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고, 밭갈이도 몇 년 안하면 황무지가 된다"면서 "오랫동안 지역정치를 독점하면서 지역을 낙후시킨 사람들에게 제대로 한 번 혼을 내줘야 새로워지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함께 지원유세에 나선 김부겸 의원도 한껏 추켜세우며 "갑장산 자락에서 큰 인물이 났다. 이번엔 '형님 먼저' 라고 저에게 양보를 했는데, 앞으로 대한민국을 바꿀 큰 일을 할 것"이라며 "김 후보를 당선시키면, 김 의원이 전국적인 스타가 되면서 대한민국을 이끌 정치지도자 자리를 예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상주 방문은 TK 민심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쏠리는 현상을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 민주당 경선 이후 안 후보의 상승세가 감지되는 상황이라 위기감을 안고 이곳을 찾았다는 분석이다.
문 후보는 오후에는 강원도 원주시청으로 이동해 강원 지역을 겨냥한 공약을 발표했다.
여기에서 문 후보는 강원도가 남북교류협력을 통한 평화경제 수도임을 천명하고 친환경 첨단산업 육성으로 '300만 강원도민의 시대'를 열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아울러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 고향사랑 기부제도 도입, 춘천의 수열에너지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단지조성, 원주의 헬스케어 국가산업단지 조성, 제천-삼척 ITX 철도건설, 여주-원주 복선철도 조기개통, 강원랜드 개발기금 납부비율 인상, 동해안권의 스마트 관광 중심지 육성 등을 구체적인 지역 공약을 제시했다.
문 후보는 "지난 대선 이후 강원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저에 대한 지지가 강원도에서 가장 뜨겁게 나오고 있다"면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고, 새로운 대한민국과 그 속에서 더욱 발전하는 강원도를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원도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이 저의 (지난 대선) 패인이었다. 크게 반성하고 성찰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국민이, 민주당이 정권교체의 중심이다, 제가 정권교체를 책임질 사람이라고 인정해 주신다. 강원도민이 함께 정권교체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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