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네덜란드 2-0으로 꺾고 5전 전승으로 우승
(강릉=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세계선수권 우승을 이끈 새러 머리(29·캐나다) 감독은 벅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머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8일 관동 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2그룹 A(4부리그) 대회 최종전(5차전)에서 네덜란드를 2-0(0-0 1-0 1-0)으로 꺾었다.
한국은 1피리어드에서 탁월한 하드웨어를 자랑하는 네덜란드 선수들의 강력한 압박에 고전하며 득점 없이 피리어드를 마쳤다.
하지만 한국은 2피리어드에서 한수진의 골로 균형을 깬 뒤 3피리어드에서 한수진-박종아의 콤비 플레이로 추가 골을 획득하며 5전 전승 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승강제가 적용되는 세계선수권 규정상 우승팀인 한국은 다음 세계선수권에서는 디비전 1그룹 B(3부리그)에서 뛴다.
세계 랭킹 23위인 한국이 이제 세계 15∼20위권 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머리 감독은 "정말로 믿어지지 않는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디비전으로 올라서게 됐다. 경이적인 결과"라고 평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은 내가 감독으로 부임한 3년 동안 정말로 열심히 훈련했다"며 "그 결과가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리 감독이 부임하면서 선전 아이스하키를 경험한 한국 대표팀은 캐나다 교포 박은정(캐나다명 캐롤라인 박)과 임진경(캐나다명 대넬 임),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랜디 희수 그리핀, 입양아 출신인 박윤정(미국명 마리사 브랜트) 등 귀화 선수와 한국 국적 회복 선수까지 가세하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결실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디비전 2그룹 A에서 폴란드와 나란히 4승 1패를 기록했으나 골 득실에서 밀려 준우승에 그치며 4부리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2월 일본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중국을 사상 처음으로 꺾는 쾌거를 이뤘으나 최종 성적은 4위로 목표로 했던 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다.
머리 감독은 이를 되돌아보며 "그런 아픈 경험들이 선수들을 정신적으로 더 성장하게 하는 자양분이 됐다"며 "우리는 먼 길을 돌아 드디어 우승 기회를 잡았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물론 대표팀이 앞으로 갈 길은 멀다. 이제 겨우 3부리그로 올라선 한국이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만날 팀들은 대부분 1부리그 팀들이다.
머리 감독은 "체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시간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는 주어진 시간 내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대표팀은 9월 미국 전지훈련을 떠나 현지 대학 1부리그 팀들과 연습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그에 앞서 8월에는 프랑스(세계 랭킹 12위), 스위스(6위)와 친선경기를 통해 세계적인 강팀들에 대한 적응력을 키울 계획이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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