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인삼공사-4위 모비스·2위 오리온-3위 삼성 맞대결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진출 팀을 가리는 4강 플레이오프가 10일 시작된다.
올해 4강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 1위 안양 KGC인삼공사와 4위 울산 모비스, 2위 고양 오리온과 3위 서울 삼성의 5전 3승제로 진행된다.
인삼공사와 오리온은 4강에 직행해 상대를 기다렸고 모비스와 삼성은 6강 플레이오프를 거쳤다.
모비스는 원주 동부를 3연승으로 돌려세웠고, 삼성은 인천 전자랜드와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특히 이번 4강 플레이오프는 포지션별로 불꽃 튀는 접전이 예고되어 농구 팬들의 흥미를 자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 인삼공사 vs 모비스(정규리그 4승 2패 인삼공사 우세)=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오세근(30·200㎝)과 '슈퍼 루키' 이종현(23·203㎝)의 골밑 대결을 주목할 만하다.
오세근은 이번 시즌 평균 14점에 8.4리바운드, 3.4어시스트의 성적을 내며 정규리그 최고의 선수로 공인받았다.
이에 맞서는 이종현은 22경기에 나와 10.6점, 8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신인상 후보로 손색이 없었으나 부상 때문에 규정 경기 수가 부족해 신인상을 받지 못했다.
오세근은 신인 시절인 2011-2012시즌에 팀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경력이 있는 선수다. 오세근에 앞서 '슈퍼 루키'라는 별칭을 얻었던 김주성(38·동부)도 신인 때인 2002-2003시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다.
이종현이 앞선 선배들의 업적을 따라가려면 일단 오세근의 벽을 넘어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골밑을 지키는 외국인 선수 파트너의 기량이 인삼공사 쪽이 앞선다.
인삼공사는 데이비드 사이먼(35·203㎝)이 정규리그에서 22.9점에 9.8리바운드로 위용을 뽐냈다.
반면 모비스의 허버트 힐(33·203㎝)은 7.3점에 6.7리바운드로 존재감이 약했다. 6강 플레이오프 세 경기에서도 4.3점에 5.0리바운드였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 역시 6강을 마친 뒤 "인삼공사를 상대하려면 힐이 활약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규리그 6라운드 MVP였던 인삼공사 키퍼 사익스(24)와 모비스의 베테랑 가드 양동근(36)이 벌이는 가드 대결도 볼 만하다.
정규리그에서 오세근과 MVP '집안 경쟁'을 벌인 이정현과 6강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을 펼친 네이트 밀러 가운데 어느 쪽 화력이 더 세게 발휘될 것인지도 승부의 변수다.
박종천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이종현이 오세근과 비겨준다면 모비스 쪽에도 승산이 있겠지만 인삼공사가 골밑에서 워낙 강점을 보이기 때문에 6-4 정도로 인삼공사가 유리하다"며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유재학 감독, 양동근이 버틴 모비스가 승리까지 가져가려면 힐, 함지훈 등이 골밑에서 제 몫 이상을 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 오리온 vs 삼성(정규리그 4승 2패 오리온 우세)= 곳곳에 라이벌 구도가 포진해 있는 흥미로운 대진이 성사됐다.
먼저 오리온 문태종(42)과 삼성 문태영(39)이 벌이는 '형제 대결'이 관전 포인트다.
2009-2010시즌 KBL에 데뷔한 문태영과 1년 늦은 2010-2011시즌 한국 무대를 밟은 문태종은 지금까지 포스트시즌에서 세 번 맞대결을 벌였다.
문태종이 전자랜드, 문태영이 모비스에 있을 때인 2012-2013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 모비스가 3전 전승을 거뒀고, 문태종이 창원 LG로 이적한 2013-2014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지만 역시 문태영이 이끌던 모비스가 4승 2패로 우승했다.
또 2014-2015시즌에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나 역시 문태영의 모비스가 문태종의 LG를 3승 2패로 따돌리고 결승에 진출했다.
따라서 문태종으로서는 '형제 플레이오프 대결' 4번째 시리즈에서 첫 승리를 노리게 된 셈이다. 반면 문태영은 '4연승'에 도전하고 있다.
골밑에서는 오리온 이승현(25)과 삼성 김준일(25)의 '라이벌 대결'이 펼쳐진다.
둘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 2순위로 각각 오리온과 삼성에 입단했다. 고려대(이승현)와 연세대(김준일) 재학 시절부터 치열한 경쟁 관계를 이어온 둘이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정규리그에서는 이승현이 평균 11.6점에 6.5리바운드를 기록, 9.0점에 3.6리바운드의 김준일보다 뛰어난 성적을 냈다.
1순위 지명을 받은 이승현이 신인상,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MVP 등을 수상하며 조금씩 앞서가는 모양새다. 둘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나란히 상무에 입대할 예정이라 마음가짐이 더욱 남다르다.
박건연 MBC 해설위원은 "애런 헤인즈와 이승현 등이 버틴 오리온이 안정감이 돋보인다"며 "그러나 김동욱이 부상 등의 이유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 반면 삼성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승 2패로 몰렸다가 기사회생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박건연 위원은 "6강에서 5경기를 치른 삼성의 체력이 다소 부담이 되겠지만 4강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백중세의 팽팽한 승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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