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무기 공격' 아사드 지원한 러시아에 대한 항의표시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최근 시리아 사태에 대한 항의표시로 다음 주로 예정됐던 러시아 방문을 취소했다고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존슨 장관은 이날 외무부 명의의 성명을 발표해 "시리아 사태는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꿔놨다"며 "현재 내 우선순위는 오는 10∼11일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담에 앞서 미국 및 다른 국가와 계속해서 접촉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존슨 외무장관은 애초 오는 10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그는 "무고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화학무기 공격 후에도 러시아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계속해서 비호하는 상황을 개탄한다"고 밝히며 방문 취소 결정이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는 러시아에 대한 항의표시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또 "러시아는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가져올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야 한다"며 "지난주 발생한 충격적 사건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다른 국제사회의 일원과 협력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존슨 장관은 방문 취소가 동맹국인 미국과 조율된 사안이라는 점도 밝혔다.
그는 미국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이번 계획을 세부적으로 논의했다며 틸러슨 장관은 러시아인에게 국제사회의 명백하고, 조율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계획대로 G7 회담 이후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러시아 측은 영국 외무장관의 갑작스러운 취소 결정에 반어법적으로 유감을 표시했다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국가두마(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일이 영국과 러시아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양국 관계는 현재 상당히 저조한 상태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러시아와 대화를 요구한 영국 의회가 외무장관보다 현명하고 용감했다고 "영국 외무장관은 미국 국무장관에게 러시아 회담의 우선권을 양보했다. 이는 신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모를 때 하는 행동이다"라고 우회적으로 비꼬았다.
블라디미르 자바로프 러시아 상원 제1부위원장도 "존슨 장관은 별난 사람이라 이번 조치가 놀랍지 않다"며 "그는 미국과의 굳건한 연대를 보여줬고, 그들이 자신을 아주 좋아해 주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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