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中방문 앞두고 자국내 비판여론 삭이며 협상입지 강화 의도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친중' 외교노선을 걷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사태와 관련, 중국을 상대로 강온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다음 달 중국 방문을 앞두고 자국 내에서 이는 대중 저자세 비판을 잠재우는 동시에 남중국해 협상에서 우위에 서며 최대한 경제적 실리를 챙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에르네스토 아벨라 필리핀궁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필리핀은 역내 이웃 국가, 동반자들과 관계를 개선하는데 여전히 헌신적이라고 모든 분쟁당사국에게 보장한다"고 밝혔다.
아벨라 대변인은 "필리핀 영토에 있는 우리 국민의 생활 환경과 안전이 보장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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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성명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6일 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해 온 남중국해 무인도와 암초 전부에 병력을 배치하겠다고 밝히고 중국이 이에 우려를 표명한 이후 나왔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했다가 한 발 뒤로 물러서며 중국과의 우호관계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두테르테 대통령은 남중국해 스카보러(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 암초에 환경 감시소를 짓겠다는 중국의 계획을 필리핀이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가 자국 내 비판 여론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같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행보는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회의를 앞두고 안팎의 정치·외교상황을 적절히 활용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뜻으로 보인다.
이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별도로 만나 추가적인 양국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관계 강화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로, 작년 10월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대규모 경제 지원을 끌어내며 친중 성향을 명확히 드러냈다.
특히 이번 방중 기간에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 영유권 사태에 대한 양자회담을 처음으로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과 남중국해 자원을 공유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점에 미뤄볼 때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지,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을 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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