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9일 잠실구장에서 외야수 박건우(27)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던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의 눈이 갑자기 커졌다.
박건우가 땀을 닦기 위해 헬멧을 벗었는데, 군인처럼 짧게 자른 머리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이날 넥센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대화 중이던 김 감독은 박건우를 더그아웃으로 불렀다.
박건우는 머리를 자른 이유에 대해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며 "팀도 저 때문에 웃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난해 타율 0.335에 20홈런 83타점으로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공백을 완벽히 메운 박건우는 올 시즌 초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박건우는 개막 후 7경기에서 타율 0.115(26타수 3안타)를 기록 중이다. 타점이나 홈런은 아직 없다. 전날 넥센전에서는 7회초 실책까지 범해 상대 팀에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공수에서 풀리지 않자 심기일전하기 위해 머리를 짧게 자른 것으로 보였다. 김 감독도 그런 박건우가 안쓰러웠던지 "머리 안 잘라도 돼"라며 따뜻하게 감쌌다.
이후 기자들과 마주한 박건우는 "어젯밤에 경기 끝나고 나서 잘랐다"며 "문 닫으려는 미용실 아주머니를 붙잡고 내일 군대 간다고 잘라달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냥 더워서 자른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며 굳은 표정으로 훈련을 이어갔다.
두산은 이날 낮 경기를 맞아 오전 11시 이후로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하지만 박건우는 이날 가장 늦게까지 배터박스에서 방망이를 휘둘렀다.
김 감독은 "박건우는 야구가 안 되면 잘 먹지도 못한다"이라며 "그래도 걱정은 안 한다. 금방 다시 제 컨디션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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