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서 보수가치 실현…실무형 인선으로 바닥민심 껴안기
'친박 색채빼기' 한계…외부인사 영입도 한계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지난 8일 출범한 자유한국당 '홍준표號 선거대책위'가 당의 지지부진한 흐름을 끊고 새로운 반전에 나설 계기로 작용할지 관심을 끈다.
'홍준표 선대위'는 '보수 가치'와 '밑바닥 민심'이라는 두 가지를 최우선 과제로 놓고 강력한 재건 의지를 담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한국당에 따르면 선대위 조직 중 국가대개혁위원회의 위원장을 홍 후보가 직접 맡았다.
국가대개혁위 산하에는 ▲귀족강성노조개혁특위 ▲교육개혁특위 ▲북한핵대응특위 ▲4대강국외교특위 등 현안별로 총 17개 특위가 있는데 대체로 경제·안보정책에서 전통적 보수의 가치를 부각하려 했다는 게 특징이다.
실제로 홍 후보는 이날 출입기자단과의 오찬에서 "우리가 집권하면 강성 귀족노조와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는 절대 그대로 안 둘 것"이라며 강력한 개혁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그동안은 정무적 현안을 중심으로 보수층 결집을 노리는 발언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정책 측면에서도 보수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인 셈이다.
현재 상황이 '대란대치'(大亂大治)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던 만큼 경상남도지사 경험을 한껏 살려서 직접 국가 대개혁 과제를 챙기고 강한 리더십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또 홍 후보는 이날 밤 경남지사를 사퇴하고 10일부터 본격 대권행보를 펼칠 예정이다. 이에 맞춰 특유의 거친 화법으로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했던 기존 전략에서 정책 중심의 포지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려는 취지도 있어 보인다.
'홍준표 선대위'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실무형 인선을 단행했다는 점이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과거에는 이곳저곳에서 사람을 긁어다 중앙선대위 자리에 앉혔지만 이번 선거는 각 시도당이 중심이 되고 지역에 연고가 있는 중진의원을 묶어 실효적 선거운동이 가능토록 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밑바닥 보수층 민심을 수습하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라는 홍 후보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홍 후보는 오찬에서 "바른정당과의 분열 때문에 당이 많이 깨졌더라"라고 판단하면서 "지방조직을 복원하려고 (중앙선대위 발족보다) 지역 필승결의대회부터 했던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선대위 인선의 행간에는 '통합'의 메시지도 읽힌다.
경선 최종후보까지 올랐던 친박(친박근혜) 출신 김진태 의원과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물론 예비경선에 참여했던 원유철 전 원내대표, 안상수 전 인천시장, 조경태 의원이 공동중앙선대위원장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홍 후보는 태극기 집회에 참여했던 박대출·전희경 의원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에 방문했던 민경욱 의원 등도 선대위에 포함해 "대선판에서는 지겟작대기도 필요하다"라는 당내 통합 의지를 인선으로 구현했다.
그런가 하면 상임중앙선대위원장직에는 박정이 전 육군 제1야전군사령관을 임명해 '안보가 우선'이라는 보수의 가치를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떠올리는 유사한 이름으로 '박정희 마케팅'효과도 봤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친박 성향 인사들이 선대위에 대거 이름을 올리고, 거물급 외부인사를 영입하는데 있어 일정한 한계를 보인 것은 당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투영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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