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투수 위해서, 경기는 내가 끝내고 싶었다"
(수원=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9회초 2사 후 안타 3개를 연속해서 맞아도 kt wiz 더그아웃은 움직이지 않았다.
3-0으로 앞서 격차는 크지 않은 상황, kt는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32)를 믿었다.
피어밴드는 구자욱을 1루 땅볼로 처리하며 개인 첫 완봉승을 거뒀다.
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의 주인공은 피어밴드였다. 이날 kt는 피어밴드의 호투 속에 3-0 승리를 거두며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피어밴드는 경기 뒤 "솔직히 퍼펙트를 놓쳐 아쉽다"고 털어놨다.
1회부터 6회까지, 18명의 삼성 타자는 한 번도 1루를 밟지 못했다.
피어밴드는 1회초 선두타자 박해민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더니, 김헌곤과 구자욱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헌곤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결정구가 너클볼이었다.
2회초 선두타자 다린 러프도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피어밴드는 이승엽과 이원석은 땅볼로 유도했다.
매 이닝 삼진을 한 개 이상 잡으며 퍼펙트 투구를 6회까지 이어간 피어밴드는 7회초 첫 타자 박해민에게 너크볼 승부를 하다 좌전 안타를 맞았다.
이날 선발 포수로 출전한 장성우가 6회말 타석에서 허리 통증을 느껴, 이해창이 7회초부터 포수 마스크를 썼다.
작은 변화가 있었고, 피어밴드의 퍼펙트 행진도 끊겼다.
정명원 kt 투수코치는 박해민의 안타가 나오자 곧바로 마운드로 올라가 박수까지 보내며 피어밴드를 격려했다.
피어밴드는 흔들리지 않았다. 김헌곤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퍼펙트 행진이 끊긴 아쉬움을 달랬고, 구자욱을 1루 땅볼로 잡아 무실점 이닝을 7회까지 이어갔다.
9회초 2사 후 피어밴드는 3타자 연속 안타를 맞아 만루에 몰렸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고, 구자욱을 땅볼 처리해 완봉승을 챙겼다.
피어밴드는 "어제 불펜 투수가 5명이나 등판했다. 오늘은 내가 경기를 책임지고 싶었다"며 "KBO리그에서 처음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퍼펙트를 생각하면 아쉽지만 기념할만한 경기"라고 했다.
피어밴드는 2015년 넥센 히어로즈와 계약하며 KBO 무대를 밟았다.
넥센이 지난해 7월 피어밴드를 방출하자, kt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난해 두 팀에서 피어밴드가 거둔 성적은 7승 13패 평균자책점 4.45이다.
올 시즌에는 두 차례 등판해 모두 승리했고 16이닝 동안 1점(평균자책점 0.56)만 내줬다.
이날 삼성전에서는 삼진 11개를 잡아 개인 한 경기 최다 삼진(종전 10개)도 넘어섰다.
호투의 배경에는 '너클볼'이 있다. 이날 피어밴드는 공 113개 중 33개를 너클볼로 채웠다.
피어밴드는 "예전에도 너클볼을 던졌지만, 올해는 스프링캠프부터 던지는 감각이 좋아서 구사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피어밴드의 너클볼이 더 격렬하게 춤을 출수록, kt의 돌풍도 강해질 전망이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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