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5·9 대선에서 영·호남 지역 구도는 한결 약화하고 세대대결은 상대적으로 뚜렷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10일 나왔다.
연합뉴스와 KBS가 8∼9일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2천1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2%)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감지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대선의 '운동장'이 야권으로 크게 기운 가운데 보수의 지역적 기반인 영남권에서도 야권 후보들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범보수 후보들을 크게 압도했다.
대구·경북(TK)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38%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22.8%)가 뒤를 이었다.
서로 보수의 적자(嫡子)를 자처하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이 지역 지지율은 각각 13.1%, 2.4%에 불과했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문 후보(32.8%), 안 후보(28.5%) 두 야권 후보의 지지율이 홍준표(13.0%), 유승민(2.4%) 범보수 후보의 지지율을 크게 앞질렀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연대를 통해 보수 후보가 단일화하는 4자 구도를 가정했을 때도 영남권에서 보수 후보는 야권 후보를 당해내지 못했다.
TK에서 홍 단일 후보는 16.8%의 지지를 얻은 반면 문 후보와 안 후보 지지율은 각각 23.0%, 37.1%로 집계됐다. PK에서도 홍 단일 후보의 지지율은 15.1%로 문 후보(31.5%)와 안 후보(34.6%)의 그것에 미치지 못했다.
유 후보가 보수 단일 후보가 될 경우 이러한 경향은 더 두드러졌다.
역대 대선마다 단일 후보를 지지했던 호남권에서도 표심의 분화가 일어난 점도 영·호남으로 갈라졌던 지역구도 약화를 보여주는 또 다른 풍경이다.
광주·전라에서 문 후보(38.0%)와 안 후보(41.7%)는 팽팽히 맞서면서 호남 민심을 양분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2040세대와 5060 세대간 지지후보가 다른 세대대결 양상이 뚜렷이 나타났다.
다만 5060세대에서도 안 후보 지지도가 가장 높아 야권으로 '기울어진 운동장' 상황임을 보여줬다.
문 후보는 29세 이하(41.1%), 30대(47.2%), 40대(45.3%)에서 지지율 1위를 달렸다.
안 후보는 50대(43.8%)와 60세 이상(53.3%)에서 선두를 지켰다. 전통적으로 역대 대선에서 보수 후보를 지지했던 중장년층이 야권 후보를 매력적인 선택지로 꼽은 것이다.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강한 보수표심이 홍 후보나 유 후보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판단, '문재인 대항마'로 안 후보를 선택한 결과로 풀이된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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