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내가 벤저민 버튼 같은 느낌이 든다. 원래 늙게 태어나서 죽을 때 더 어려질 것 같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백전노장' 골잡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6)가 자신을 영화에 비유하면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강해지는 득점 감각을 자랑하고 나섰다.
이브라히모비치는 10일(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선덜랜드와 2016-2017 정규리그 32라운드 원정에서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면서 맨유의 3-0 승리의 주역이 됐다.
전반 30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수비수를 등지고 볼을 받은 이브라히모비치는 재빨리 몸을 돌리며 오른발 슈팅으로 선덜랜드의 골대 오른쪽 구석에 정확하게 볼을 꽂았다.
정규리그 17호골을 터트린 이브라히모비치는 디에고 코스타(첼시)와 함께 득점랭킹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브라히모비치는 프리미어리그 득점 랭킹 '톱10'에 오른 선수 가운데 가장 연장자다. 14골로 득점랭킹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린 저메인 데포(선덜랜드)보다 1살이 많다.
특히 이날 득점은 이브라히모비치가 30살 이후 터트린 250번째 골이라 의미가 더 남다르다.
프로통산 420골을 넣은 이브라히모비치는 총득점의 60%를 30살 이후에 넣은 셈이다. 말 그대로 나이의 한계를 넘어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브라히모비치는 2008년 개봉한 영화 '벤저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를 예로 들었다.
이 영화는 주인공 벤저민 버튼이 80세의 외모로 태어나서 시간이 흐를수록 젊어진다는 내용이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마치 내가 벤저민 버튼 같다는 느낌이 든다. 원래 늙게 태어나서 죽을 때 점점 더 어려질 것"이라며 "지금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던 것은 열심히 훈련하고 집중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총명해지는 것 같다. 오히려 5~10년 전에는 지금처럼 못했을 것"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이어 "나의 능력을 믿는다"라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경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언제나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특히 "나이가 들수록 경험과 지식이 쌓이게 마련"이라며 "필요 없는 것에 에너지를 쏟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horn9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