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과 임창용(41·KIA 타이거즈).
한국프로야구 KBO리그를 호령한 불혹의 두 타자와 투수가 힘겨운 4월을 보내고 있다.
이승엽은 올 시즌 후 은퇴를 일찌감치 선언하고 '화려한 피날레'를 바랐으나 개인 성적은 물론 팀 성적도 좋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
KIA의 뒷문을 잠그는 임창용은 1이닝을 맡길 수 없는 초라한 소방수로 전락했다.
5번 지명 타자로 주로 출전하는 이승엽은 9일 현재 시즌 타율 0.207을 치고 홈런 1개와 4타점을 수확했다.
지난해까지 3년 내리 타율 3할을 친 베테랑 국민타자 이승엽에게 어울리지 않는 수치다. 득점권 타율도 0.200으로 좋지 않다.
곧 은퇴하는 이승엽에게 언제까지 기대야 하느냐는 불만도 많지만, 시즌 초반 삼성의 행보를 보면 그의 한 방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느껴진다.
지난해 정규리그 9위라는 굴욕적인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한 삼성은 김한수 감독에게 새로 지휘봉을 맡기고 팀 재건에 착수했다.
구자욱∼다린 러프∼이승엽으로 중심 타선을 구성하고 2017년 정규리그를 맞이했으나 구자욱과 러프의 부진으로 삼성은 8경기에서 1승 7패로 단독 최하위로 처졌다.
지난주에만 4번이나 단 한 점도 뽑지 못하고 영패를 당한 사실이 현재 삼성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4.06으로 경쟁팀보다 그리 나쁘지 않지만, 팀 타율은 0.238로 하위권이다.
구자욱과 러프의 득점권 타율이 1할대에 불과한 현실에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백전노장 이승엽에게 거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삼성이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2일 KIA와의 경기에서 이승엽이 결승 우월 솔로아치를 터뜨려 팀의 16-3 대승을 이끈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삼성의 '해결사'는 이승엽이라는 답이 나온다.
잘 나가는 KIA의 아킬레스건으로 자신의 이름이 지목되는 사실이 임창용도 달가울 리 없다.
세이브 기회를 날린 블론 세이브 순위 공동 1위는 나란히 2개씩 불을 지른 임창용과 같은 팀 셋업맨 한승혁이다.
마무리 대안이 없는 현 상황에서 한승혁보다도 평균자책점 9.00인 임창용의 부진이 KIA에 큰 고민거리다.
김기태 KIA 감독은 9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3-1로 앞선 9회 임창용을 올렸다가 3-2로 쫓겨 2사 1, 2루 역전 위기에 몰리자 임창용을 내리고 심동섭을 투입해 불을 껐다.
4경기에 등판해 3이닝을 던진 임창용은 안타 8개와 볼넷 4개를 허용했다. 마무리 투수의 피안타율이 0.500에 달하고 이닝당 볼넷 1개 이상을 내줬다.
전매특허인 '뱀 직구'는 사라졌고, 포수 미트와 반대로 가는 볼이 많을 정도로 제구가 나쁘다.
거포 최형우의 영입으로 KIA 타선의 파괴력이 몰라보게 달라졌으나 임창용을 축으로 한 뒷문이 부실하다면 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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