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1차 핵실험 전후 일시 큰 충격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북한의 6차 핵실험 우려가 고조되면서 핵실험 등 북한의 도발이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86% 하락한 2,133.32로, 코스닥지수는 2.20% 급락한 619.41로 각각 마감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위협 속에 호주를 향하던 미국 항공모함 전단이 한국 쪽으로 이동하는 등 한반도 주변에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에도 국내 증시는 북한발 안보 위험과 관련해 김정일 사망 당일과 제1차 핵실험을 전후로 일시적으로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북한 도발에 따른 증시충격은 갈수록 제한적이었다. 사건 발생 일주일 이내에 주가지수는 사건 발생 이전 수준 이상으로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북한 관련 사건 중에 발생 당일 국내 증시에 큰 충격을 준 사건은 2011년 12월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이었다.
이날 정오께 김정일 사망 소식이 전해진 여파로 코스피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3.43%(63.03포인트)나 하락한 1,776.93으로 장을 마쳤다.
발생 전후의 주가 추이를 종합할 때 가장 충격이 컸던 북한 관련 사건은 북한의 1차 핵실험이었다.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 2006년 10월 9일과 그 전거래일인 10월 4일 이틀간 코스피는 3.98% 하락했다.
당시 북한은 추석 연휴 전날인 2006년 10월 4일 핵실험 방침을 발표한 뒤 거래 재개일인 10월 9일 오전 핵실험을 감행했다.
이에 코스피는 1차 핵실험 직전 거래일인 2006년 10월 4일 전 거래일보다 1.62% 떨어진 데 이어 핵실험 당일인 10월 9일에는 2.41% 급락했다.
이후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나 도발 등 나머지 대북 이슈들도 증시를 뒤흔들기는 했으나 코스피 하락 폭은 이보다 작았다.
사건 당일 코스피 하락률은 2016년 9월 9일 5차 핵실험(-1.25%),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0.79%), 2016년 1월 6일 4차 핵실험(-0.26%)과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0.26%),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0.20%) 등 순으로 나타났다.
2009년 11월 10일 대청해전(0.35%)과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침몰(0.55%) 당일에는 오히려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코스피는 '북한 충격'으로 하루 이틀 정도 급락해도 수일 안에 대부분 사건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김정일 사망 때는 코스피는 바로 다음 날부터 반등, 사망 이틀만인 2011년 12월 21일에 사망 전날 종가를 넘어섰다.
1차 핵실험 때도 다음 거래일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일주일(5거래일) 뒤에는 핵실험 전날보다 0.34% 올랐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005년 2월 10일에 이뤄진 북한의 핵 보유 선언 때는 이후 첫 거래일인 2월 11일 코스피가 0.2% 하락했다가 일주일 후에는 오히려 전보다 3.67% 올랐다. 천안함 침몰사건 때도 일주일 뒤에는 침몰 이전보다 1.5% 상승했다.
전문가들도 북핵 등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증시 불안정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봤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핵 리스크가 불거지며 조정이 있었지만 잠시 지나가는 국면으로 본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도 (북한 위험은) 장기적인 요인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마 팀장은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미국 선제타격 가능성도 이미 꾸준히 제기돼왔던 이야기여서 증시는 하루 이틀 정도 일시적 조정을 받는 정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용석 KB증권 자산관리(WM)리서치부 투자전략팀장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낙 예측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보니 시리아 공격이 북한 선제타격으로 이어질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지정학적 위험요인에 따른 주가 하락은 대부분 금방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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