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로 괴산으로…"TK서 한국당 용서해 부활 도와달라"
(상주·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는 10일 오전 경상남도지사직 이임식을 치른 뒤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섰다.
홍 후보는 선거일 30일 전인 9일, 공직자 사퇴시한을 넘기기 직전 '심야 사퇴'를 한 후 이날 이임식까지 치러 '공식적으로' 선거유세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그동안은 경상남도지사직을 유지한 탓에 선거법상 공개 석상에서 선거유세 발언을 할 수 없었다.
한국당 선대위와 홍 후보 캠프 측은 이날부터 홍 후보의 '묶인 입'이 풀리고 보수적자로서 정통보수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겠다는 전략이다.
홍 후보가 경남도청에서 열린 이임식 이후 첫번째로 잡은 공식 일정은 경상북도 상주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원유세다.
상주 중앙로에서 열린 유세현장에서 홍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한국당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상주 시민 여러분의 힘이 필요하다. 김재원 후보를 국회로 보내주시면 홍준표가 산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대구·경북(TK) 지역을 '보수의 심장'이라고 추켜세우면서 이 지역에 남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옹호 여론을 의식한 발언도 이어갔다.
홍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조치는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문재인 후보 문제점을 이야기하면 표가 우리한테 올 줄 알았는데 이상한 사람한테 표가 가버렸다"며 "그래서 부랴부랴 온 것이 TK의 천년고도 상주다. 이제 한국당을 용서해 주시고 부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홍 후보는 이어 상주 중앙시장 상가를 방문해 밑바닥 민심을 훑었다.
한 시민은 홍 후보에게 "상주에서 이겨야 (보수진영의) 분위기가 삽니다"라고 외쳤다. 한 이불집 상인은 일이 술술 잘 풀리라는 의미로 홍 후보와 김 후보의 목에 흰색 명주실을 둘러주기도 했다.
이어 홍 후보는 충북 괴산으로 이동해 괴산군수 보궐선거 후보로 나선 송인헌 후보를 지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이임식에서 홍 후보는 문재인·안철수 후보에 비해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었고, 현재 여론조사상 지지율은 낮지만 판세를 역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채근담에 등장하는 '복구자비필고(伏久者飛必高)'를 인용하면서 "오래 엎드렸던 새가 한 번 날기 시작하면 반드시 높게 난다. 3년 동안 한 번도 날지 않고 한 번도 울지 않던 새가 일단 한번 날면 판을 끝까지 이룰 것"이라며 "한 번 울면 반드시 세상을 놀라게 할 것으로 확신한다. 앞으로 30일 동안 백두산 호랑이처럼 세상을 향해 포효해보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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