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고조에 증시냉각

입력 2017-04-10 15:26   수정 2017-04-1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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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고조에 증시냉각

美환율보고서·프랑스 대선 등 대외 불확실성에 투자심리 위축

"과거 北위험 영향 제한적"…'매수기회' 의견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유현민 조민정 전명훈 기자 = 코스피가 10일 장중에 1%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한때 2,120선까지 밀리며 출렁였다.

코스닥지수는 2% 넘게 빠지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이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를 한반도 주변 해역에 전개하는 등 한반도에 전력을 집중하면서 높아진 지정학적 위험 요인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에서 한국과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결되지 상태인 데다 프랑스 대선 등 유럽 정치문제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시점에서 한반도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져 투자심리가 냉각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을 중심으로 1분기 실적 호조가 확인되고 있는 데다 과거 북한 이슈가 증시에 장기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긴장도 일시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류용석 KB증권 WM리서치부 투자전략팀장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한반도 주변 지정학적 리스크가 제일 큰 것으로 보인다. 환율 급등과 일부 외국인 매도가 나타나고 있다.

한반도 주변 정세가 이번에 국내보다 외국에서 크게 보도되다 보니 환율 쪽에서 민감하게 반응했다.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낙 예측이 어려워 시리아 공격에 이어 북한에 대해 선제타격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우려가 현실화하지 않는다면 지정학적 위험요인에 따른 이번 하락은 금방 회복이 가능하다. 또 1분기 이익 전망 상향조정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 중 70%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두 종목에 몰려있다. 이 둘을 제외한 종목의 이익 상향조정 폭이 아직 제한적이어서 어닝 모멘텀이 강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



▲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기초 여건이 아닌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조정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기회인 경우가 많다. 지금도 그런 상태로 보인다.

지금은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인데 15일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 앞두고 있고 4월 말∼5월 초에는 프랑스 대선도 앞두고 있어 이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선조정을 가져오는 것 아닌가 싶다.

여기에 한반도 지정학적 우려까지 가세하는 형국이다. 기초 여건은 굉장히 좋다. 그간 많이 오른 것에 대한 조정 과정으로 보고 있다.

조정받아도 2,130선 안팎에서 그칠 것이다. 이 조정 과정이 지나면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실적 시즌이기 때문에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이다.



▲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오늘 주가 하락은 북한에 대한 미군의 움직임에 따른 조정으로 본다.

외국인이 팔고는 있으나 매도규모가 크지는 않다. 코스닥시장에서는 500억원 가량 팔고 있으나 코스피 매도규모는 1천억원도 되지 않는다.

외신 보도에 SNS를 통해 관련 내용이 급속이 퍼지면서 불안감이 커져 투자심리가 일시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례로 미뤄봤을 때 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요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 조정에 가깝다. 하루 이틀 정도면 지나가는 현상으로 본다.



▲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

지정학적 변수에 대한 해석이 잘 안 돼서 불확실성에 불안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얘기가 안 나온 게 실망이라기보다는, 앞으로의 상황이 불확실하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생겼다. 정상회담 합의문이 없어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또 북한의 핵실험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응 방법도 불명확하다. 과거에는 원칙에 의한 대응 기조가 명확했는데 지금 미국 정부에는 그러한 원칙이 없어졌다. 강경 대응이 나올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는 상황에서 시리아 폭격이 불거졌다.

경험상 지정학적 불안요인에 대한 효과는 단기에 끝난다. 다만 지금은 그 경험적 데이터를 바로 적용하기가 힘들다. 미국 정부 성격이 워낙 과거와 다르고 불안정해서다. 시리아 대응을 보니 순간적인 대응도 가능해 보인다.

이번 현상의 특징 중 하나는 국내 투자자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외국인이 빠져나가고 국내 투자자들은 무덤덤했는데, 오늘은 오히려 국내 투자자들이 위축된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안감과 사드 문제 등으로 불안감이 잠재돼있다가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기대하기로는 이런 상황이 짧게 끝날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와는 상황이 달라져 변수 예측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미국의 시리아 공격에 이은 미국의 항공모함 칼빈슨호 배치가 투자심리를 냉각시키는 역할을 했다.

최근 2∼3주간 내수주와 중형주가 상승하면서 종목별 순환매가 일어나며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이 있었는데 이후 조정이 되는 과정에서 대외 변수가 영향을 미쳤다.

유가가 주춤하는 상황이고, 예상하기는 했지만,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경제지표도 나오고 있다. 또 이번 주에는 환율조작국 지정이 결정된다.

국내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 중 하나다.

대내외적으로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많은 상황에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선제공격 가능성은 새로운 형태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특이한 사례로 봐야 한다. 정치적 문제여서 쉽게 예단하기는 어렵다.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심각하게 보지는 않는다.

1분기 실적호조는 이미 이익 전망 상향이 어느 정도 이뤄졌고 주가에 반영된 상태라 주가 상승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다.

chom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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