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여당 "사회보험 성격 어린이 보험도입으로 저출산 벽 넘자"

입력 2017-04-10 16:08  

일 여당 "사회보험 성격 어린이 보험도입으로 저출산 벽 넘자"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저출산 대책으로 국민연금이나 의료보험과 같은 사회보험 성격의 '어린이 보험'을 도입해 유아교육과 보육 무상화를 추진하자는 구상이 일본 집권 자민당에서 추진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자녀 양육과 교육비 부담을 공적 보험에서 지원해 아이 낳기 쉬운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출산기피를 막아 보자는 아이디어다.

NHK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의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 중의원 의원 등 젊은 의원들로 구성된 소위원회는 최근 "연금, 의료, 개호(병간호 등의 돌봄)에는 사회보험이 있는데 정작 시급한 과제인 자녀 양육에는 보험이 없다"며 저출산을 막기 위해 '어린이 보험'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국민연금이나 의료보험 등의 공적연금이나 '개호보험'과 같은 구조로 보험료를 징수해 자녀양육세대를 지원하자는 것이다.

각자가 내는 연금보험료의 일정 비율을 내도록 하는 방식으로 소득이 있는 사람과 기업 등으로부터 보험료를 걷는 방식이다. 이렇게 모여진 돈을 초등학교 입학 전 어린이가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현재의 아동수당에 얹어 주거나 대기 아동을 해소하기 위한 보육원 확충 등에 쓰자는 것이다.




소위원회는 구체적으로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 임금의 0.1%를 보험료로 징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민연금 가입자의 경우 월 160엔(약 1천600원)을 징수한다. 소위원회는 이렇게 하면 자녀가 2명 있으면서 연간 소득이 400만 엔(약 4천만 원)인 30대 가구는 월 240엔(약 2천400원)을 보험료로 내게 될 것으로 추산했다. 자녀가 2명(고등학생에게는 아동수당이 지급되지 않음) 있는 50대 가구로 연 소득이 800만 엔(약 8천만 원)이면 월 500엔(약 5천원)을 추가로 어린이 보험료로 내게 된다.

이렇게 해서 3천400억 엔(약 3조4천억 원)의 재원이 확보되면 아동수당에 얹어줄 경우 자녀 1인당 월 5천 엔(약 5만 원)을 더 줄 수 있다. 소위원회는 의료와 개호보험 개혁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기업과 근로자에게서 징수하는 '어린이 보험'의 보험료율을 0.5%까지 끌어 올리면 1조7천억 엔(약 17조 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렇게 되면 초등학교 입학 전 어린이가 있는 집에 1인당 2만5천 엔(약 25만 원)을 지원해줄 수 있어 아동수당과 합하면 유아 교과 보육을 사실상 무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위원회 관계자는 현재의 사회보장제도는 고령자 위주라는 문제의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제, "어린이 보험" 창설이 "전세대형 사회보험"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어린 자녀가 없는 가구에는 어린이 보험이 보험료 부담만 늘게 되기 때문에 반대론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소위원회 관계자는 "자녀가 없는 사람도 장차 사회보장급여를 받는 처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회보장제도의 지속성을 보장하려면 젊은 세대가 있어야 하므로 젊은 사람을 지원하는 건 자녀가 있는지, 없는지에 관계없이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성과 연결되는 문제"라는 것이다.

정부 내에서도 "보험은 자신에게 닥칠 위험에 대비해 각자가 보험료를 내는 제도인 만큼 보험료 수입이 아닌 일반재원으로 해야 한다"거나 "보험료를 근로자와 사업자로 하면 '전세대형 사회보장'이라는 취지와는 달리 고령자에게는 징수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후생노동상은 "어린이 양육을 지원하기 위해 안정적인 재원확보라는 측면에서 구체적 제안을 한 것은 평가하지만, 피보험자의 범위와 보험료 체납 대책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만큼 더 깊이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모데기 도시미쓰(茂木 敏充) 자민당 정조회장은 당내에 새로운 특명위원회를 설치해 소위원회의 제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 명칭은 "인생 100년시대 제도설계 특명위원회"가 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곧 첫 회의를 열어 모든 근로자가 사회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는 제도와 연금수급 개시연령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안 등에 관한 논의를 시작해 여름 께까지 위원회의 의견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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