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알려진 것처럼 나쁜 사람 아냐…선처 부탁"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 최순실(61)씨 딸 정유라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된 이화여대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가 정씨를 '특별관리대상'으로 언급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교수에게서 박사학위 지도를 받은 A 겸임교수는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교수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 같은 증언을 내놨다.
A 교수는 2016학년 여름계절학기 당시 이 교수로부터 '글로벌 융합문화 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의 '여름 교수인솔 해외학습프로그램' 참가자 명단에 정씨를 추가하라는 지시를 받은 인물이다. 당시 해외학습프로그램은 중국에서 진행됐다.
A 교수는 "타과생이고, 작품도 없는데 어떻게 데리고 가실거냐고 여쭤보면 그냥 '체육특기생이래. 국가대표 체육특기자래. 학교에서 관리를 하라고 한 것 같아'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A 교수는 "그냥 배려 차이라고 말하신 것 같다. 이해해줘야 된다는 취지로…"라며 다만 "'얘(정유라)한테 학점을 줘야해' 라고 직접적으로 말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A 교수는 비슷한 처지에 있던 다른 교수로부터 "이인성 교수가 '체육특기자생인 정유라에게 학점을 잘 줘라'라는 식으로 말했다"는 얘긴 들었다고 증언했다.
A 교수는 판사가 "피고인으로부터 들었다는 '학교에서 특별관리하는 것 같다'는 말은 정씨를 특별관리한다는 취지인가 아니면 체육특기생을 특별 관리한다는 취지인가"라고 묻자 "제가 들은 뉘앙스는 정유라를 특별관리한다는 뉘앙스였다"고 답했다.
당시 한중 문화교류 체험 차원에서 기획된 중국 프로그램에는 정씨 외에 20여명의 학생이 참석했는데이들 모두 자신들이 직접 만든 의상을 갖고 갔다고 한다. 정씨만 예외였다고 한다.
정씨는 중국 입국 때도 다른 수강생들과 달리 개별입국했고, 핵심 프로그램이었던 현지 패션쇼에도 불참한 채 혼자 출국했다고 한다.
A 교수는 특검이 "이인성 교수가 최씨와 직접 통화한 사실을 목격하거나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묻자 "중국에서 패션쇼 당일 아침인 것 같은데, 정유라가 갔다고 말씀드리니까 교수님이 '걔 엄마랑 통화했는데 걔가 뭐 대회가 있대'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A 교수는 이후 정씨 학사비리 의혹이 불거지며 학교에 대한 감사가 진행되자 이 교수로부터 위증 요구도 받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이날 증언을 마친 A 교수는 "제가 교수님을 알아온 지 10년이 넘었는데 이런 자리에서 피의자와 증인으로 보는 게 너무 슬프다"며 "제가 경험한 교수님은 언론에 알려진 것처럼 나쁜 사람이 아니니 선처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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