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요인 30분 간격 외교부 방문…과도기 4강 외교 '진땀'

입력 2017-04-10 18:54   수정 2017-04-10 21:51

中·日요인 30분 간격 외교부 방문…과도기 4강 외교 '진땀'

우다웨이 中 6자 수석대표·나가미네 일본대사 연쇄 방문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차기 대통령 선거가 불과 29일 남은 가운데 10일 중국과 일본의 주요 인사가 30분 간격으로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찾았다.

이날 방한한 중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외교부에서 4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우 대표는 6자수석 간 협의에 앞서 3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예방했다.

오후 4시 30분에는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일본으로 돌아갔다가 지난 4일 85일 만에 복귀한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가 외교부에서 임성남 제1차관과 면담했다.

한국을 둘러싼 주변 4강의 주요 인사가 이처럼 같은 날 외교부를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두 인사의 연쇄 방문은 최근 북핵·미사일 도발,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위안부 소녀상 등 주변국과 풀어야 할 여러 난제를 품고 있는 한국 외교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외교 당국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둔 과도기적 상황에서 격변기를 맞은 동북아 외교의 '고차 방정식'을 풀기 위해 매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미국과 중·러 양 진영의 전략적 경쟁에 북한의 거듭된 도발, 일본과의 마찰이 교차하면서 해법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김 본부장과 우 대표도 협의를 통해 북한의 핵실험이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에 대해서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여전한 입장차를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외교 '콘트롤 타워'가 부재한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점도 외교 당국의 짐을 무겁게 하는 부분이다.

오는 16일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아시아·태평양 순방의 첫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등 대선을 앞두고 주요 외교 일정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펜스 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책은 물론 한미 간 경제협력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국을 둘러싼 주변 4강 주요 인사들의 이례적인 잇단 방문에 청사 2층 로비는 일찍부터 40여 명에 달하는 내외신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특히 우 대표와 나가미네 대사가 모두 일정 이후 언론매체를 상대로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발언 수위에 언론의 이목이 쏠렸다. 우 대표는 협의 이후 '감사하다'는 인사 이외 별다른 언급이 없었으나, 나가미네 대사는 면담 이후 이례적으로 한일 간 현안에 대해 비교적 긴 언급을 내놓았다.

나가미네 대사는 이날 한일, 한미일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일단 취재진 앞에서 소녀상 이슈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임 차관과의 면담에서 부산 총영사관과 서울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의 이전을 요청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교부는 혼란을 막고자 미리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취재 형식을 조율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hapy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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