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섬·암초에 공격 무기 배치 안 한다" 중국 달래기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10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해역의 섬을 중국에 팔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영유권 포기라는 자국 내 반발을 무릅쓰고 실제 매각에 나설지는 불투명하지만, 영유권 사태를 다루는데 경제적 실리를 우선시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함으로써 중국을 달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오후 중동 순방을 위한 출국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필리핀이 매우 부유해진다면 남중국해에 있는 필리핀 섬들을 중국에 매각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매각 고려의 전제 조건으로 필리핀에 전쟁을 비롯한 어떤 위협도 없어야 한다는 점도 들었다고 현지 ABS-CBN 방송 등이 전했다.
이런 발언은 중국과 원유 등 남중국해 자원을 공유할 수 있다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기존 입장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필리핀이 지배하는 남중국해 섬과 암초에 공격용 무기를 배치할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총 한 정조차 두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소유 섬이어서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필리핀군에 남중국해 병력배치를 지시했다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해 중국이 우려를 표명하자 한 발 뒤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을 해칠 뜻은 없으며 우리는 친구"라면서 "지정학적 균형을 유지하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전쟁을 할 생각도 없다고 재차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작년 6월 말 취임 이후 기존 친미 일변도의 외교노선을 버리고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작년 10월 중국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대규모 경제 지원을 약속받은 데 이어 오는 5월 두 번째로 중국을 방문, 양국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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