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레스터시티에서 감독 생활을 '잔혹 동화'를 마무리한 클라우디오 라니에리(66)가 선수들에 대한 일말의 믿음을 보였다.
라니에리 감독은 11일(한국시간)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자신의 해임과 연관 있다고 보는지 묻는 말에 "아니다.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라니에리 감독은 지난 시즌 하위권으로 평가됐던 레스터시티를 이끌고 창단 132년 만에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우승 후 불과 9개월만인 지난 2월, 올 시즌 강등권인 17위까지 떨어진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진했다.
이 과정에서 제이미 바디 등 선수들이 구단주를 만나 라니에리 감독 해임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됐다.
레스터시티는 라니에리 감독 퇴임 후 곧바로 6연승을 달려 선수들이 태업을 벌였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그러나 라니에리 감독은 "내 선수들이 나를 끝장냈다(kill)고 믿을 수 없다"면서 "아니다"는 말을 반복했다.
라니에리 감독은 다만 "다른 문제 때문에 선수들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부진의 원인을 우승 후 들뜬 팀 분위기에서 찾았다.
그는 "이전에는 적게 벌었지만, (리그 우승 후) 2~3배를 벌게 됐다"면서 "우승 후 비시즌 기간 전 세계를 돌았고, 생전 처음 미국에서 빅클럽과 경기했다. 이런 환경이 완전히 달랐다"고 말했다.
또 "(우승 후) 두 번째 시즌은 완전히 달랐다. 선수들이 상황을 이해하고 마음가짐을 재정비해야 했는데 쉽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정상권에서 우승을 다투던 팀이 아니었다"고도 밝혔다.
라니에리 감독은 다만 선수들이 자신을 내쫓았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구단 내에 자신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 나는 진지하고 충실한 사람"이라면서 "할 말이 있다면 (그 사람과) 대면해서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라니에리 감독은 2월 세비야와의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1-2로 진 뒤 경질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세비야전이 전환점이라 믿었다. 후반전에는 모두 합심해 싸웠다"면서 최근 레스터시티의 상승세에 대해 "선수들이 시스템대로, 내가 가르친 대로, 똑같이 경기하는 게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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