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일본에서 슈퍼와 편의점이 가격할인 공세에 나섰다.
드러그스토어와 통신판매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으려고 놓은 맞불이지만, 소비자들은 낮아진 가격에 웃는다.
1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유통 대기업 이온은 생활잡화나 식품 등 약 240품목을 이달 중 할인 판매한다.
할인 대상은 산하 이온리테일이 파는 대기업 상품이다. 빵, 즉석면, 우유 등 식품은 물론 샴푸, 종이기저귀, 머리염색약 등 생활잡화가 중심이다. 할인폭은 10% 전후다.
이온리테일은 이미 3월에도 생활잡화나 식품 140품목을 가격할인해 이번 봄 가격할인 대상이 380품목이 됐다. 그룹에서 기획해 파는 자체브랜드(PB) 식품이나 잡화도 3∼4월 100품목을 할인했다.
가격할인에 나선 이유는 고객탈환이라고 이온 측은 인정한다.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주력 상품분야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는 드러그스토어나 통신판매에 고객을 빼앗긴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온리테일은 작년 '고품질 생활'을 주제로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에 주력한 매장 만들기를 진행했다. 그런데 그 매장이 가격이 높다는 인상을 주면서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졌다고 판단했다.
이온리테일 오카자키 소이치 사장은 작년 10월 중간결산 회견에서 "가격 경쟁력이 약해져 고객이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해버렸다"고 진단하고 "종합슈퍼로서 고객끌어들이기 능력을 바탕으로 판매력을 되살리겠다"며 할인판매 방침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이온리테일은 작년 가을부터 일부 PB상품을 평균 5% 정도 할인해 팔면서 고객 수가 늘고 판매 수량도 20% 정도 늘었다.
일본 소비자가 지갑을 닫자 소매업계 할인 전쟁은 업태를 넘어 확산일로다. 편의점도 뛰어들었다. 세븐일레븐재팬도 이달 중순부터 세제나 종이제품 등 생활잡화 61품목을 할인해 판매한다.
종합슈퍼체인 세이유도 올 2월 요구르트나 반찬 등 200품목을 7.7% 가격할인했다. 세이유 측은 "소비자가 지갑을 단단히 닫은 채 극적인 변화를 안 보인다"고 할인전쟁 가세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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