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부터 인양완료까지 속태운 3년

입력 2017-04-11 16:09   수정 2017-04-11 16:13

세월호 침몰부터 인양완료까지 속태운 3년

2015년 8월 인양 준비작업 개시, 1년8개월만에 종료

(목포=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세월호 인양작업이 11일 드디어 끝났다.

세월호 참사로부터 1천91일만이자 맹골수도에서 지난달 22일 본인양 작업에 착수한 지 20일 만이다.

세월호는 길이 145m, 폭 22m, 6천825t급으로 국내에 운항하는 여객선 중 최대 규모였다.

사고 당시 승객은 총 476명.172명이 구조됐고 295명이 사망했다. 9명은 아직 미수습자로 남았다.




당초 정부가 2015년 8월 중국 상하이샐비지와 세월호 인양계약을 체결했을 때 목표시점은 2016년 6월 말이었다.

하지만 수중작업이 예상보다 훨씬 복잡했고, 특히 세월호의 선수를 들어 올려 리프팅빔을 깔고 선미부분 해저면을 굴착해 리프팅빔을 설치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중국의 베테랑 잠수사들도 맹골수도의 수심에 따라 달라지는 조류방향과 속도에는 혀를 내둘렀다.

두 번의 겨울을 넘기는 지난한 작업 끝에 지난달 소조기인 22일 세월호를 수중에서 1m 들어 올리는 시험인양이 시도됐고, 준비한 대로 작업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그대로 본 인양에 돌입했다.

세월호는 침몰 1천73일째인 지난달 23일 오전 3시 45분 수면 위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잭킹바지선과 도르래의 접촉 문제를 해결하고 선미의 자동차 출입문(램프)을 절단하고 나서야 다음날 오후 반잠수식 선박으로 옮겨졌다.

세월호는 지난달 25일 오후 9시 15분 반잠수식 선박의 부양으로 모습을 완전히 드러냈다.일단 바다 위로 들어 올리기만 하면 그 이후로는 무난히 옮길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섣불렀다.

수면 위 인양에서 이송, 육상거치까지 모든 단계, 순간마다 돌발상황의 연속이라 세월호 가족과 작업자, 지켜보는 이들 모두 속을 태웠다.

반잠수식 선박에 실린 세월호를 목포신항으로 이송하려면 세월호를 단단히 고정하고, 반잠수식 선박에 추가로 달았던 날개탑 제거가 선행돼야 했다.

그런데 3월 28일 오전 반잠수식 선박 갑판 위에서 뼛조각이 발견되는 바람에 작업이 중단됐다.

해수부는 성급히 미수습자의 유골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가 동물 뼈로 드러나는 소동을 겪었다.

유골발골 소동과 기상악화로 작업이 지연돼 세월호는 결국 31일 오후 반잠수식 선박에 묶여 목포신항으로 마지막 여정을 마쳤다.




해수부는 4월 6일에는 세월호를 육상에 올릴 것으로 계획했다. 하지만 이 또한 세월호 무게 추정치에 오류가 확인되면서 미뤄졌다.

해수부는 선체 무게를 1만3천t 안팎으로 추정하고 특수이송장비인 모듈트랜스포터(MT) 운용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선체 내부에 물이 아닌 펄이 들어찬 것으로 확인되면서 무게 추정치가 1만3천462t, 1만4천592t, 1만6천t으로 점점 늘어나더니 최종적으로는 1만7천t 안팎으로 추정됐다.

세월호 무게를 줄이고자 선체 왼쪽면에 21개의 구멍을 뚫고, 일부 구멍 크기를 키워도 봤지만, 효과가 별로 없었다.

해수부는 고민 끝에 리프팅빔을 연장하고 MT 동원량을 확 늘렸다. 456축에서 600축으로 늘려 총 8줄을 만들어 세월호를 들어 올린 것이다.

9일 오전 세월호를 받친 MT행렬이 천천히 반잠수식 선박 끝으로 이동했고, 만조기에 맞춰 오후 1시 부두 위로 첫발을 올린 뒤 오후 5시 30분 세월호 전체를 뭍으로 이송 완료했다.

해수부는 육상 이송 후 세월호 선체에 추가로 변형이 온 것을 발견하고, 부두에 올려진 위치 그대로 세월호를 거치하기로 했다. 더 움직이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었다.




10일 오전부터 반잠수식 선박에 있던 받침대 3줄을 부두로 가져와 세월호를 들어 올린 MT행렬 사이에 집어넣는 작업이 진행됐고, 11일 오전 10시 20분 MT의 유압을 낮춰 세월호가 고정된 리프팅빔을 받침대 위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MT 600축을 세월호 밑에서 모두 철수시킴으로써 인양작업을 완료했다.

이처럼 세월호를 육상에 올리는 과정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이제는 미수습자 9명을 찾아내야 하는 가장 큰 숙제가 남았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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