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용의자는 추방 대상 우즈벡 남성…"씁쓸한 아이러니"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지난 7일(현지시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발생한 트럭 돌진 테러 희생자 중 추방 위기에 처한 난민을 돕던 심리상담사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0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벨기에 이주민 임시 수용센터에서 추방 예정 난민의 심리 상담을 해주던 벨기에 마일뤼스 데라이메커(31)가 희생자 명단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18개월 아기의 엄마였던 데라이메커는 휴가를 즐기기 위해 스웨덴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그녀는 스톡홀름 테러 당일 최대 번화가 드로트닝가탄 길가에서 친구를 기다리다가 테러를 목적으로 무차별 돌진하는 트럭에 치여 즉사했다.
텔레그래프는 테러 용의자가 스웨덴 영주권 신청이 거부돼 추방 대상자로 있다 잠적한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39세 남성이라는 점을 두고 "씁쓸한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
튼실한 복지 제도를 바탕으로 개방, 이주민 포용의 가치를 지켜온 '인도주의' 강대국으로 여겨지던 스웨덴은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웨덴 사회 각계각층에서는 통합에 실패했다는 자성론이 나온다고 전했다.
스웨덴 야당인 온건당의 킨베리 바트라 대표는 "어떤 사람이 어디에서 오든 간에 사회통합에 공을 들여 모두 스웨덴 사회에 들어올 길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톡홀름 시민 5만명도 전날 세르겔 광장에 모여 테러에 저항하는 철야 집회 '러브 페스트(Love fest)'에 참가했다.
이들은 희생자를 추모한 뒤 서로의 팔짱을 끼고, 증오가 아닌 사랑으로 테러에 굳건히 대항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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