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울렁증' 탈출 가르시아, 메이저 왕관 더 수집할까

입력 2017-04-12 03:03  

'메이저 울렁증' 탈출 가르시아, 메이저 왕관 더 수집할까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올해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감격스러운 우승을 일궈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20년 가까이 '메이저 무관 최고 선수' 명단에서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1999년 프로 무대에 입성한 뒤 해마다 4차례씩 열린 메이저대회 때마다 우승 후보에는 가르시아의 이름이 있었다.

하지만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는 가르시아를 늘 외면했다.

세계 골프는 가르시아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는 현상을 하나의 미스터리로 여겼다.

가르시아는 타이거 우즈(미국)보다 5살 어리다. 프로 데뷔는 3년 터울이다.

우즈와 동시대에 선수로 뛰는 것은 축복이기도 하지만 큰 고통이기도 했다.

가르시아는 우즈의 라이벌, 또는 우즈의 후계자로 지목됐지만, 코스에서 이룬 성과나 존재감에서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처지는 건 사실이다.

특히 메이저대회를 비롯한 특급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건 가르시아의 가장 큰 취약점이었다.

우즈는 메이저대회에서 무려 14승을 쓸어담았고 메이저급 상금을 내걸고 메이저대회만큼 까다로운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대회에서 무려 18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제5의 메이저대회라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도 2차례 우승했다.

가르시아는 WGC 대회 정상에도 올라보지 못했고,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 한번이 유일한 특급 대회 제패였다.

전문가들은 가르시아가 메이저대회를 비롯한 특급 대회에서 약한 건 두 가지 약점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의 퍼팅 실력은 샷과 비교하면 한참 뒤떨어진다. 비제이 싱(피지)과 가르시아의 퍼팅 실력이 샷만큼 좋았다면 우즈가 그만큼 많은 우승을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가 많은 이유다.

두 번째는 코스에서 감정의 기복이 심했다.

가르시아의 플레이는 감성적이다. 가르시아는 냉정한 승부사의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

그는 코스에서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곤 했다.

특히 가르시아는 메이저대회에서 우승 기회가 왔을 때 흥분과 두려움을 떨치지 못했다.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을 때마다 패인은 심약함이었다. 다른 말로 하면 '울렁증'이었다.

2007년 디오픈은 가르시아의 '메이저 울렁증'의 대표적 사례다.

그는 3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다.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게 1타차로 쫓긴 가르시아는 18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4m 파퍼트를 넣지 못해 연장전에 끌려 들어갔다.

4라운드에서 그는 2타를 잃었고, 해링턴은 4타를 줄였다.

4개 홀 연장전에서 그는 1오버파를 적어내 이븐파로 버틴 해링턴에게 무릎을 꿇었다.

가르시아는 1년 전 2006년 디오픈 때도 우즈에 1타차 2위로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최종 라운드 맞대결에서 가르시아는 1오버파 73타를 치는 졸전 끝에 5타를 줄인 우즈에게 KO패를 당했다.

2002년 US오픈에서도 가르시아는 최종 라운드에서 챔피언조에 편성됐다. 3라운드에서 우즈에게 4타차 2위로 따라붙은 덕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6타차 완패였다.

2008년 PGA챔피언십에서도 가르시아는 4라운드 마지막 3개 홀에서 2타를 잃는 바람에 2007년 디오픈에서 역전승을 내준 해링턴에게 우승 트로피를 양보해야 했다.

메이저대회 실패는 최종 라운드 부진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그리고 이런 최종 라운드 부진은 '메이저 울렁증'으로 해석됐다.

가르시아는 74번째 메이저대회에서 마침내 최종 라운드 부진의 고질병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챔피언조에서 최종 라운드를 치르면서 그는 3언더파 69타를 쳤다. 13번 홀까지 1타 뒤졌지만 15번 홀(파5)에서 짜릿한 이글 쇼를 펼치며 물고 늘어졌다.

그리고 연장전에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를 꺾었다.

마스터스 우승 이후 가르시아는 "3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메이저대회에 출전해도 마음이 편해졌다. 이번 마스터스에서도 코스를 정복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순응하자고 마음먹게 되었다"고 말했다.

마음을 비웠다는 얘기다. 마음을 비운 결과 압박감과 울렁증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가르시아는 37세다. 한때 '메이저 우승 없는 최고 선수' 명단 맨 윗줄에 이름을 올렸던 필 미컬슨(미국)은 34세 때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일궜다.

2004년 마스터스에서다. 이후 그는 마스터스를 두 차례 더 우승했고 PGA챔피언십과 디오픈마저 제패했다.

세 번째 마스터스 우승 때 그는 40세였다. 그리고 43세 때 디오픈 정상에 올랐다.

메이저대회 울렁증을 벗어던진 가르시아가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몇 개나 더 수집할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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