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연합뉴스) 성혜미 이효석 기자 = "세월호 인양 약속을 지켰다. 해양수산부가 우릴 선택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상하이샐비지 홍충 대표는 11일 오후 세월호 인양작업 완료 후 목포신항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우리 정부는 2015년 8월 세월호 인양업체로 7개 컨소시엄 가운데 중국 교통운수부 산하 업체인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을 선택해 계약했다.
홍 대표는 "지난 1년8개월 동안 세월호 인양작업을 하면서 수많은 고비를 겪었다"며 "실제 인양작업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웠고, 세월호 선체 변형 등 현장 조건에 따라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상하이샐비지 소속 중국인 잠수사들은 진도 앞바다 세월호 침몰해역에 대형 바지선을 설치하고, 그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물살이 약할 때마다 수중작업을 벌였다.
세월호 화물칸인 C·D데크에서 생각지 못한 기름층을 발견해 이를 제거하는데 한 달이 추가 소요됐고, 세월호 선미 쪽에 리프팅빔을 설치하는데 해저면이 견고해 계획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다.
홍 대표는 "33개의 리프팅빔을 세월호 밑에 설치하는 작업이 가장 어려웠다"며 "중간에 너무 어려워 여러 번 포기하고 싶었지만 미수습자 가족분들이 내 손을 잡았던 기억과 반드시 인양하겠다고 한 약속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세월호 인양은 역사적인 기적"이라며 "리프팅빔과 잭킹바지선, 반잠수식 선박을 동원해 이렇게 큰 배를 인양한 사례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월호 인양은 단순한 선체인양이 아니라 우리에게 매우 크고 값진 작업이었다"며 "인양성공이 세월호 가족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세월호 좌현 부분이나 선미 램프절단 등 의혹이 제기된 작업에 대해 잠수사들이 촬영한 전체 영상을 하나도 빠짐없이 한국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나머지 진상규명은 한국 정부가 알아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샐비지는 세월호 인양으로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게 됐지만, 재정적으로는 손해를 봤다.
우리 정부와 상하이샐비지는 계약 당시 851억원을 총 3단계로 나눠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잔존유 제거·유실방지 등 1단계 작업을 완료하면 213억원(25%), 인양·지정장소 접안 등 2단계를 마치면 468억원(55%), 육상거치·보고서 제출 등 3단계까지 무사히 끝내면 나머지 170억원(20%)을 차례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초기 계약금 이외에 세월호를 들어 올릴 때 미수습자 유실을 막기 위해 설치한 3m 높이의 사각펜스 설치 비용(60억원), 기상 등 문제로 작업을 중단한 기간 들어간 비용(5억원) 등을 추가 지급하기로 수정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리프팅빔 설치 등 작업 기간이 예상보다 훨씬 길어지면서 상하이샐비지가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홍 대표는 "정확한 계산을 해봐야겠지만 적자를 본 것이 사실이고, 1억 달러(1천146억원)의 대출도 생겼다"며 "경제적인 면에서는 타격이 크지만 어쨌든 세월호 가족들에게 위로를 드리자는 신념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가슴에 세월호 배지를 달고 브리핑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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