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웨이 "美도 中입장 잘 알아"…"잘못된 사드배치 결정 바로잡길"
송영길 "집권시 한미정상회담 이후 한중회담 제안…특사 요청받아"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방한 중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11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선대위의 송영길 총괄본부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한반도 전쟁 가능성에 대한 단호한 반대의 뜻을 밝혔다.
우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뤄진 면담에서 송영길 본부장으로부터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하는 것을 중국이 묵인했다는 추측도 나온다'는 질문을 받자 "우리는 한반도에서 전쟁이나 혼란이 생기는 것을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답했다.
우 대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추구하는 것은 중국과 국제사회의 공통된 익에 부합한다. 중국은 한반도 정세가 긴장되는데 대해 큰 관심과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우리는 한반도에서 전쟁이나 혼란이 생기는걸 바라지 않는다. 우리는 무력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자는 생각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중국의 이런 입장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 본부장이 최근 열린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선제공격 방침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동의한 바가 없냐고 재차 묻자 우 대표는 "방금 말씀드렸듯 중국의 입장은 아주 명백하고, 미국도 중국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송 본부장은 "북한이 오는 15일 김일성 생일과 25일 인민군 창건기념일에 6차 핵실험을 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이 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북한의 핵실험 도발을 막는데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우 대표는 "중국은 북한의 새로운 핵실험 실시 가능성에 큰 관심과 우려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우 대표는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중국과 한국의 공동 목표다.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반대하는 입장이 확고부동하다. 핵보유는 북한 자신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송 본부장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보복 조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박근혜 정권이 탄핵되고 새 정부 탄생을 앞둔 시점에서 이런 제재가 철회되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우 대표는 "이렇게 (사드 배치를) 결정하는 것은 한국 측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그런 면에서 이번 한국 대선에 기대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송 본부장은 "북한 도발에 대한 한국 국민의 위협을 중국이 이해해야 한다. 대만에서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한다면 중국이 느낄 것을 역지사지해달라. 북핵문제 해결에 중국이 더 협력해 사드 문제도 함께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면담은 비공개 부분을 포함해 약 50분간 진행됐다.
송 본부장은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대선이 끝나서 민주당이 집권하면 특사를 보내달라고 (우 대표가) 요청했다. 우리는 한미 회담 후 한중정상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요청했고, (우 대표도) 조속한 시일 내에 하자고 동의했다"고 전했다.
송 본부장은 "(문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중국·일본·러시아 4대 강국에 특사를 보내 외교문제와 정상회담을 조율하고 의제를 정리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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