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연주와 태극기 게양은 안 보여줘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지성림 기자 = 북한 조선중앙TV가 11일 2018 여자축구 아시안컵 예선 남북 간 경기를 녹화 중계해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8시 49분(북한시간 8시 19분)부터 약 1시간 동안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 경기대회 중에서 예선 2조 조선:남조선'을 방송했다.
앞서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지난 7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북한 여자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해당 중계 영상은 전체 경기를 약 1시간 분량으로 편집했다.
실제 김일성경기장에는 애국가가 연주되고 태극기도 게양됐지만 이런 장면은 방송되지 않았다.
선수들의 유니폼에 새겨진 태극기는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북한 TV는 과거에도 남북 간 축구경기를 중계한 적이 여러 번 있었지만, 지금처럼 남북관계가 안 좋은 상황에서 남북 여자축구 경기를 내보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팀이 한국팀에 패했다면 일반 주민들이 시청하는 조선중앙TV에서 중계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남북대결이 무승부로 끝나 자존심이 크게 상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방송 편성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승패를 떠나 경기 당시 김일성경기장을 가득 메웠던 5만여 명의 평양시민이 이미 남북대결을 지켜본 마당에 굳이 숨길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편, 한국 여자 대표팀은 이날 조선중앙TV의 남북 간 경기 녹화중계가 시작하기 20여 분 전 김일성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을 4-0으로 물리치고 2018 아시안컵 본선 출전권을 따냈다.
북한은 3승 1무로 한국과 동률이 됐지만 골 득실(한국 +20, 북한 +17)에서 밀려 조 1위에 주는 아시안컵 본선행 티켓을 차지하는 데 실패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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