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 여전히 화학무기 생산능력 갖춰"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미국과 러시아·시리아가 화학무기 사용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터키 정부가 시리아 이들리브에서 문제의 공격을 받은 피해자들에게서 사린가스 제조물을 검출했다고 11일 발표했다.
터키 일간 휴리예트와 아나돌루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레제프 아크다 터키 보건장관은 화학무기 공격을 받은 시리아인 피해자들에서 추출한 혈액과 소변 검사 결과 사린가스 제조 부산물이 발견됐다고 이날 밝혔다.
아크다 장관은 "이 결과는 시리아 이들리브 공격에서 사린가스가 사용됐음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검사에는 세계보건기구(WHO)와 화학무기 금지기구(OPCW)를 대표하는 관계자도 참석했다.
터키 보건부는 지난 6일에도 이들리브 공격에 따른 피해자들의 시신을 부검한 초기 분석 결과 이들 신체가 신경 화학물질인 사린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힌 바 있다.
사린가스는 2차 세계대전 중에 나치가 학살을 위해 개발한 유기인계 맹독성 신경작용제로 독성이 청산가리보다 수백배나 강한 것으로 알려진 물질이다.
이런 가운데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루카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서 "시리아 정부는 여전히 화학무기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최근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이같이 전하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잠재적 화학무기 사용을 막기 위한 대응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4일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주(州)의 칸셰이칸 지역 주택가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공습으로 어린이 11명을 포함해 지역 주민 86명이 사망했다.
이에 미국은 화학무기 공격이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의한 소행으로 판단하고 지난 7일 시리아 공군기지를 폭격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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