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자녀 "투표는 개인의 자유인데 왜 나서나" 반발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대표적인 제과 체인 폴(PAUL)의 창업주가 임직원들을 대표해 공화당 대선후보 프랑수아 피용을 지지한다고 선언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프랑스에만 620개 점포를 둔 대형제과 체인인 폴의 직원들과 자녀들은 개인의 정치적 자유를 침해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11일 르몽드에 따르면 피용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는 지난 8일 폴의 창업자인 프랑시스 올데르(77)가 피용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는 짧은 영상이 올라왔다.
올데르는 피용의 노동 유연화와 기업규제 완화 공약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자신이 폴의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지지 발언을 한다고 말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재임 시절 총리를 지낸 피용은 공공부문에서 50만명의 일자리를 줄이고 주당근로시간을 현 35시간에서 39시간으로 늘리는 방안, 노동 관련 규제 완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런 공약은 기업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노동계층은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창업주의 발언이 알려지자 직원들과 자녀들이 반발했다. 폴의 한 근로자는 르몽드에 "각자 지지하는 사람에게 투표하면 되는 것이지 어떻게 우리의 이름으로 의견 표명을 할 수 있나"라며 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노동동맹(CFDT) 관계자도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올데르의 아들로 마카롱 체인 자회사 라뒤레를 이끄는 다비드 올데르는 성명을 내고 아버지의 발언과 거리를 뒀다.
그는 "라뒤레는 프랑시스 올데르의 정치적 의견과 어떤 관계도 없음을 밝힌다"면서 "우리는 직원들의 정치·종교적 의견의 자유를 존중하며 이는 사적인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폴의 제품 구매를 거부하자는 온라인 운동까지 시작했다.
올데르의 가족들은 정치적 성향에 따라 특정 후보에 대한 개인적 선호를 밝힌 적은 있으나 이번 경우처럼 직원들의 이름을 무단으로 빌려 정치적 의사표명을 한 적은 없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남편과 함께 폴을 공동창업한 프랑수아즈 올데르는 지난해 10월 중도신당 대선후보 에마뉘엘 마크롱을 지지한다고 선언했고, 올데르의 막내 아들로 폴 인터내셔널의 대표이사인 막심 올데르는 2011년 사회당의 청년취업 진흥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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