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팜비치카운티, 비용부담 가중 '골머리'…지역 기업도 불만
마라라고 '특별세 부과 지역' 지정·경비 자체부담 방안 추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플로리다 주 팜비치 카운티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마라라고' 방문에 따른 비용부담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팜비치 카운티가 트럼프 대통령의 마라라고 방문 때마다 쏟아 붓는 비용은 하루 평균 6만 달러(약 6천900만 원)다. 비용의 대부분은 마라라고 경비에 투입되는 경찰관들의 수당이다.
대통령에 취임한 지난 1월부터 경비에 소요된 총비용만 200만 달러(약 21억 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 6∼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기간에는 25만 달러(2억9천만 원)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마라라고를 6번째 방문했다. 그는 부활절(16일)에도 마라라고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처럼 비용이 늘어나자 팜비치 카운티는 마라라고를 특별세금 부과 지역으로 지정하고 경비에 소요되는 비용을 떠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겨울 백악관', '남부 백악관'으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호화 리조트 마라라고는 클럽으로 지정돼 호텔보다 재산세를 덜 낸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85년 유명 시리얼회사 창업자인 찰스 W 포스트의 외동딸 마저리 메리웨더 포스트로부터 1천만 달러에 사들이면서 개발권을 포기해 세금우대 조치까지 받고 있다.
데이브 커너 팜비치 카운티 커미셔너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하지만 대통령이 너무 자주 방문해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릭 브래드쇼 카운티 경찰국장은 "연방 정부가 카운티에 보상해야 할 것"이라며 "지난 2월 비용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대통령도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라라고 비용 부담 문제는 연방 의회의 동의가 있어야 해 쉽지만은 않다"면서 "하지만 그들이 심사숙고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마라라고 방문에 따른 불만은 카운티 정부뿐만 아니다. 인근 란타나 공항에서 사업을 하는 28개 기업체도 트럼프 대통령의 마라라고 방문을 내켜하지 않는다.
마라라고에서 6마일(9.6㎞) 떨어진 란타나 공항은 프로펠러 항공기를 위한 작은 공항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방문 때마다 비밀경호국(SS)는 이 경호상 이유로 공항을 폐쇄한다.
항공학교를 운영하는 메리언 스미스는 "공항 폐쇄로 10만 달러(1억2천 만원) 가까이 손해를 보았다”고 했다. 이 공항에서 배너-토잉(비행기에 부착한 플래카드를 통한 광고) 사업을 하는 회사의 손실액은 4만 달러(4천600만 원)에 이른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마라라고 방문을 놓고 찬반론이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마라라고 방문은 광고 효과가 엄청나며 이는 관광객 증가로 이어진다"면서 "카운티 정부가 거둬들이는 추가 관광수입은 대통령 경비에 지불하는 비용보다 2배를 웃돌 것"이라고 반겼다.
이에 트럼프 반대자들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여행을 자주 비난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리조트를 자주 방문한 것은 위선"이라며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소한 지역사회에 부담을 떠넘기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편, 마라라고 회원 500명은 매년 1만4천 달러(1천600만 원)의 회비를 내고 있다. 회원 가입비는 최근 20만 달러(2억3천만 원)로 2배로 껑충 뛰었다. 경제지 포브스는 마라라고의 가치를 1억5천만 달러(1천718억 원)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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