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고발 '영웅'서 범죄 피의자로…고영태는 누구

입력 2017-04-12 10:29  

국정농단 고발 '영웅'서 범죄 피의자로…고영태는 누구

최씨 최측근서 사이 틀어진 뒤 대립…'비선실세' 의혹 첫 제보

검찰, 세관장 인사 개입하고 금품 챙긴 알선수재 혐의 등 체포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검찰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한때 최측근이었다가 갈라선 뒤 최씨 의혹을 폭로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를 전격 체포해 고씨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그는 과거 최씨의 최측근으로 통했으며 최씨가 세운 개인회사 더블루케이의 이사로 활동했다. 그러나 사이가 틀어진 뒤에는 국정농단 의혹을 언론에 폭로했다. 고씨가 최씨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자신의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펜싱 국가대표 출신인 고씨는 운동을 그만두고 여러 일을 거쳐 패션업계에 발을 들여 잡화 브랜드 '빌로밀로'를 만들었다.

고씨는 빌로밀로를 운영하다가 2012년 무렵 최씨를 만났다고 주장하지만, 그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라는 얘기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과정에서 최씨와 고씨가 불륜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형사재판에서 자신이 준 전세보증금 등을 지원받아 고씨가 생활했고 그를 위해 더블루케이를 차려 일하도록 도와줬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이후 사이가 멀어졌다고 했다. 최씨는 "잘못된 사람들을 만나 이렇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씨와의 관계는 고씨가 CF 감독 차은택씨를 최씨에게 소개한 이후인 2014년 하반기부터 틀어지기 시작했다.

고씨는 작년 12월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관계가 틀어진 계기에 대해 "2년 전부터 모욕적인 말과 밑의 직원들을 사람 취급을 안 하는 행위를 많이 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최씨 측은 재판에서 고씨와 그 지인 일부가 자신들의 이권 사업을 꾸미거나 미르·K스포츠재단 장악과 돈을 요구하면서 관계가 나빠졌다고 진술했다.

고씨는 최씨와의 관계가 악화하자 언론을 찾아가 최씨 문제를 제보했다.

고씨는 청문회에서 "2015년 초에 TV조선을 찾아간 적이 있다. 대통령 순방일정이나 차은택의 기업 자료, 폐쇄회로(CC)TV 자료 등 여러 가지를 가져갔다"고 했다.

"최씨가 가장 즐겨하는 취미는 대통령 연설문 고치기"라는 '연설문 수정 의혹' 언론 보도도 고씨 입에서 나왔다.

고씨의 제보는 작년 10월 말 JTBC의 태블릿PC 보도와 맞물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면 위로 폭발시킨 도화선이 됐다. 이 때문에 국정농단 의혹을 폭로한 '영웅 대접'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고씨는 최씨 영향력을 등에 업고 공직 인사에 개입하고 그 대가를 챙겼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검찰은 고씨가 인천본부세관 이모 사무관으로부터 인사와 관련해 2천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를 포착해 11일 저녁 고씨를 체포했다. 법원에서 발부받은 체포영장에 의해서다.

검찰은 이 사무관이 자신과 가까운 선배인 김모씨를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승진시켜달라고 청탁하고 고씨가 최씨를 통해 이를 성사시킨 게 아닌지 의심한다.

고씨가 관세청 인사에 개입한 정황은 이른바 '고영태 녹음파일'에서 일부 드러난 바 있다.

파일에는 고씨가 "내가 (이 사무관에게) '세관장님 앉힐 때 돈 들어갔으니까. 적어도 돈을 벌려는 게 아니고 들어간 돈을 빼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만간 연락 올 거야. 도움도 안 되는 세관장 앉혀놓고 돈도 못 받고 이게 뭐냐"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은 이 사건의 본질이 '최순실과 불륜을 벌이다 틀어진 고영태의 악의적 왜곡 폭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영태 기획설' 주장은 박 전 대통령 탄핵사유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판단해 탄핵심판은 고씨 등에 대한 수사 여부 등과는 무관하게 예정대로 진행됐다.

최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조사에 앞서 고씨의 기획폭로 등 범행부터 수사해 공정한 검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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