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 "실내공기 중 포름알데히드ㆍ곰팡이 주의"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봄철이면 기승을 부리는 황사와 미세먼지를 피하려고 외출을 자제하고 집안 환기조차 꺼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러나 실내 공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포름알데히드ㆍ곰팡이 등으로 인해 호흡기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호흡기내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아파트 등 실내에서 흔히 나오는 포름알데히드는 독성이 매우 강하며 공기 중 농도가 높으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포름알데히드는 건물을 지을 때 흔히 사용되는 단열재·바닥재, 이를 시공하는 데 쓰이는 접착제, 가구 도색제와 접착제 등에서 방출되는 경우가 많다.
농도 0.1ppm 이하의 포름알데히드에 장시간 노출되면 눈ㆍ코ㆍ목에 자극이 오며, 농도가 0.25∼0.5ppm 수준이면 호흡기장애 환자나 천식 환자는 심한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50ppm에 이르면 건강한 사람에게도 폐의 염증과 함께 현기증ㆍ구토ㆍ설사ㆍ경련 등 급성중독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곰팡이도 실내공기를 오염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집이 오래됐거나 습기가 잘 차면 집안 어디든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실내 습도가 60% 이상인 주택은 그보다 습도가 낮은 주택보다 곰팡이가 2.7배 많다는 연구도 있다.
공기 중 곰팡이 포자는 천식을 유발할 수 있고, 민감한 사람에게 코 막힘ㆍ눈 가려움증ㆍ호흡곤란ㆍ피부 자극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환경보호청(EPA)은 실내공기 오염이 가장 시급히 처리해야 할 환경문제 중 하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실내공기 오염에 따른 연간 사망자 수는 약 430만명으로, 실외공기 오염으로 사망한 인원(약 370만명)보다 오히려 더 많다.
호흡기 면역 체계가 약한 영유아ㆍ노약자ㆍ임산부나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암 환자가 집에 있으면 실내공기 질 관리와 환기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재열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할 때는 외출을 삼가고 창문만 닫고 지내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며 "그러나 밀폐된 공간에 포름알데히드ㆍ곰팡이와 같은 오염물질이 쌓이면 오히려 실외보다 실내에서 호흡기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더 크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날씨가 좋고 미세먼지 수치가 낮은 날에는 대기 순환이 잘되는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사이에 맞바람이 들어오도록 5∼20㎝ 폭으로 창문을 열고 환기를 반드시 해야 한다"며 "또 에어컨ㆍ가습기 등을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실내 습도를 40∼60% 이하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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