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환율 달러당 110엔 무너져…엔화·金값 5개월 만에 최고
'공포지수' 연중 최고…미국 국채금리 2.3% 아래로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이 시리아군 추가 공습 가능성을 시사하고 북한을 향해 경고 발언 수위를 높이는 등 지정학적 우려가 커지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재빨리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2일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약 5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오전 10시 2분(한국시간) 온스당 1천279.8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연초 대비 11.3% 오른 가격이며, 지난해 11월 10일 온스당 1천292.34달러를 기록한 이래 약 5개월 만에 최고가다.
당시 금값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시장이 불확실성에 놀라 튀어 올랐던 상태였다.
금 6월 인도분 가격은 온스당 1천272달러를 기록해 역시 5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엔화도 급등세를 보였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자정을 기점으로 달러당 110엔 선이 깨진 이후에 오전 9시 54분 달러당 109.35엔까지 떨어졌다.
엔화 환율이 내렸다는 것은 엔화 가치가 그만큼 올랐다는 의미다.
엔화 가치가 이처럼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 18일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역시 안전자산인 국채에도 돈이 몰리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3% 아래로 뚝 떨어졌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8.4bp(1bp=0.01%포인트) 내린 2.282%를 보였다.
30년물 국채금리도 2.9%대로 내려가 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국채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국채 가격이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엔화 강세의 영향으로 일본 도쿄 증시도 1% 이상 빠지고 있다.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 지수는 이날 오전 10시 42분 기준 전날보다 1.14% 떨어진 18,533.78에 거래됐다.
닛케이지수는 장 초반 18,460.59까지 떨어지면서 지난해 12월 6일 이후 장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토픽스 지수는 1.17% 하락한 1,477.67이었다.
시장의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는 15.88까지 상승해 올해 들어 최고를 기록했다.
시장 투자자들이 공포에 질려 안전자산을 찾게 된 것은 미국이 지난해 시리아 공군기지 공습을 시작으로 러시아, 이란, 북한 등과 연달아 갈등을 빚으면서 전 세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반도 주변 해역에 니미츠급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를 배치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없이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또 최근 폭스비즈니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우리는 지구에서 최강의 군대를 갖췄다"며 북한을 압박했다.
로직 어드바이저의 빌 오닐은 "글로벌 불안을 야기할 수많은 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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