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신용장 사기극'을 펼쳐 국내 시중 은행 자금 수십억원을 부당하게 챙긴 일당이 세관에 적발됐다.
관세청 광주본부세관은 12일 중국산 저가 샌들을 홍콩에 수출하는 과정에서 은행 신용장을 활용해 국내 모 시중 은행 자금 27억원을 챙긴 수출업자 J씨 등 6명을 광주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세관에 따르면 J씨는 지난 2015년 1억5천만원에 구입한 중국산 저가 샌들 3만3천 켤레를 27억원에 홍콩에 수출하기로 수입업자 H씨와 계약했다.
H씨는 홍콩 은행에 '검사증명서' 요구 조건으로 신용장을 개설했다.
J씨는 이 신용장을 가지고 국내 모 시중 은행에서 27억원을 대출받았다.
이어 H씨는 수입과정에서 검사요구서가 위조됐다며 홍콩 은행에 결제를 거절했다.
홍콩 은행은 국내 모 시중 은행에 대금 지급을 거부했고, J씨는 결제를 미루고 있어 국내 모 시중 은행은 고스란히 27억원을 날렸다.
세관 관계자는 "수출입 업자가 통상 신용장 개설 때 필요하지 않은 검사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공모해놓고 일부로 위조한 검사요구서를 만들어 금융기관 자금을 편취한 사기극"이라며 "수입업자는 기소 중지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모 시중 은행 직원도 검사증명서 요구 조건이 붙은 신용장이 발급된 경위를 의심했어야 했는데 은행자금 27억원을 수출업자에게 지급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미 구속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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