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동영상 만들고 회원카드 절단하고…이틀째 웨이보 핫이슈 1위·6억뷰
(베이징=연합뉴스) 최현석 김진방 특파원 =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의 일방적 결정으로 여객기에서 강제로 끌어내려진 아시아계 탑승객 신원이 화교(華僑)가 아니라 베트남계로 밝혀졌지만, 중국 내 비난 여론은 쉽게 사그들지 않고 있다.
단순히 국적의 문제를 떠나 아시아계에 대한 미국인들의 차별적 시선을 고스란히 반영한다는 것이다.
12일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 등 현지 언론들은 피해 남성의 신원이 애초 화교로 알려진 것과 달리 베트남계 내과 의사인 데이비드 다오(69)라고 보도했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국적에 상관없이 이번 사건은 잘못된 일"이라며 유나이티드 항공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유나이티드항공 강제 승객 퇴거' 해시태그가 이틀째 핫이슈 순위 1위에 올랐고, 누적 조회 수도 6억 뷰를 돌파했다.
웨이보 이용자 진뉴얼(金紐兒)은 "화교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항공사의 이런 대응 방식이 문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no7_m)은 "그가 스스로 중국인이라고 말한 것으로 봐서 베트남계 화교일 가능성이 크다"며 "국적이 어디든 항공사가 인종 차별적 행위를 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중국 내에서 확산하던 유나이티드항공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웨이보에는 '유나이티드항공 보이콧'이라는 페이지가 등장했고, 이미 120만명이 넘는 누리꾼이 페이지를 방문했다.
누리꾼들은 유나이티드항공 앱을 삭제하거나 회원카드를 자르는 사진을 게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거 유나이티드항공으로부터 당했던 부당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지난해 유나이티드항공을 타고 시카고 공항에서 내린 적이 있는데 짐이 도착하지 않았다"며 "항공사 직원들은 사과 한마디 없었다"고 피해 사실은 전했다.
한 누리꾼은 유나이티드항공 홍보 영상에 이번 사건 현장 영상을 편집해 넣어 '안티 동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중국 CCTV와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도 관련 소식을 전하며 유나이티드항공이 중국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현지 항공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유나이티드항공이 피해승객이 탑승 전에 조치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SCMP는 "오버부킹이나 승무원 추가 탑승을 위해 일부 승객을 탑승하지 못하게 하는 일은 종종 일어난다"며 "이런 경우 항공사가 탑승이 시작되기 전에 승객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또 다른 여객기에 탑승하도록 요청함으로써 이런 사고를 피할 수 있다"고 유나이티드항공이 조치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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