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세월호 씻어내고 방역작업 뒤 안전도 검사
(목포=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세월호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쇳녹 냄새와 흙이 썩는 듯한 악취가 풍겨요. 처참한 배의 상태를 말해 주는 것 같아 고통스럽습니다."
바닷속 세월호를 육지로 올리는 인양 작업이 3년 만에 완료됐지만 인양의 궁극적 목적인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서는 '선체 내부 수색'이라는 큰 산을 다시 넘어야 한다.
오랜 세월 짠물에 잠겼던 세월호는 철판 곳곳에 녹이 슬고 뭉개진 데다가 썩는 듯한 악취까지 풍겨 선체 부식 속도를 늦추고 작업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철재부두 내 컨테이너 문을 열고 나가면 배에서 쇠 냄새가 풍겨온다고 말했다.
배에 근접했다가 시궁창에서 나는 듯한 심한 악취나 기름 냄새를 느낀 가족도 있었다.
현장 관계자들은 세월호 안팎에 붙은 따개비와 해초, 수많은 해양 미생물이 썩으면서 악취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악취가 그저 코를 괴롭히는 수준을 넘어 세균과 벌레를 증식시키고 황화수소 등 유해 가스를 생성할 수도 있기 때문에 수색에 앞서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선체 외부 세척과 내부 방역 작업을 하기로 했다.
선체 정리 용역 업체인 코리아 쌀베지는 12일 세척장비 설치 등 준비과정을 거쳐 오는 13일과 14일 이틀간 고압 세척기로 세월호 표면에 붙은 소금기와 녹, 조개류, 진흙 등을 씻어낸다.
선체 부식 속도를 늦추고 작업자들의 미끄러짐 등을 막기 위해서다.
이어 15일 하루 동안 연막소독 방식을 활용해 선체 내부에 대한 방역 작업을 한다.
내부 방역을 마치고 나면 16일과 17일 이틀간 선체 위해도 및 안전도 검사를 통해 가연성 가스의 존재 여부나 붕괴 위험성 등을 점검하고 대비책을 마련해 본격적인 수색을 할 예정이다.
연막소독은 휘발성 경유나 등유에 살충제를 섞어 가열한 후 연소하는 방식으로, 연소 시 발생하는 흰 연기로 넓은 면적을 소독할 수 있다.
그러나 약효의 지속성이 짧아 소독 효과가 떨어지고 대기오염, 피부질환 유발 가능성도 있어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양수산부와 코리아 쌀베지 측은 "연막소독기로 배 안을 전체적으로 소독하고 연기가 충분히 스며들지 못하는 밀폐 공간에는 다른 약재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reu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