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 준공식에 초청해 김정은 '치적' 홍보 전망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은 김일성 주석 105주년(15일) 생일을 맞아 이르면 13일 평양 여명거리 준공식을 성대하게 치를 전망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근 여명거리가 완공단계에 들어선 소식을 전하며 "뜻깊은 태양절(김일성 생일)이 하루하루 다가온다"고 전제한 뒤 "여명거리에서 승리의 축포가 터져 오를 시각은 멀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문은 특히 탁아소와 유치원 등 여명거리 내 교육시설과 식당, 상점을 비롯한 서비스 시설은 이미 완공돼 여명거리 거주자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달 중순 여명거리 건설현장을 시찰하며 "인민들에게 태양절까지 여명거리 건설을 끝내겠다고 약속했는데 그것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의 보도로 미뤄볼 때 북한은 김일성 생일 이전인 13일 또는 14일, 늦어도 생일 당일인 15일에는 여명거리 준공식을 치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5년, 10년 단위의 이른바 '꺾어지는 해'를 매우 중시하는 북한이 올해 김일성 105주년 생일을 성대하게 경축하겠다고 여러 차례 예고한 만큼 여명거리 준공식은 김일성 생일 경축 분위기를 띄우는 가장 중요한 행사 중의 하나로 꼽힐 전망이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매년 새로운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거리를 건설했지만 여명거리는 예전의 거리들과 비교할 바 없이 큰 규모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여명거리는 김정은 위원장이 조부의 '생일 선물'로 마련했고, 또 과거에 비해 규모 면에서 웅장하다는 것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완공됐다는 점에서 북한에는 정치적 의미가 크다.
김정은은 지난 1월 25일 여명거리 건설현장을 시찰하면서 "여명거리 건설을 통하여 그 어떤 제재와 압력도 우리 군대와 인민의 승리적 전진을 절대로 막지 못한다는 것을 다시금 실증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명거리가 완공되면 우리 공화국의 자력자강의 힘에 대한 찬탄의 목소리가 또 다시 온 세상에 울려 퍼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김정은이 참석한 가운데 여명거리 준공식을 열고 "적대세력의 제재 속에서도 커다란 건설 성과를 이룩했다"며 대북제재의 '실패'를 주장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김일성 생일을 전후로 한 11∼22일 기간 외신기자들을 대거 초청한 것은 이들을 통해 여명거리를 전 세계에 홍보함으로써 대북제재 무용론을 전파하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외신기자들을 여명거리 준공식에 초청할 가능성이 크다"며 "준공식을 통해 김정은의 치적과 '애민사상'을 홍보하고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경제건설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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