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열어도 될까…왕궁축산단지 악취 사라진다

입력 2017-04-12 16:39  

창문 열어도 될까…왕궁축산단지 악취 사라진다

악취 87%, 수질 92% 개선…축산단지에 '바이오순환림' 조성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새만금지구 상류로 수질오염의 주범이자 악취의 근원지였던 전북 익산시 왕궁면 축산단지가 깨끗해지고 있다.

전북도와 정부가 왕궁 축산단지의 악취와 수질오염을 잡기 위해 휴·폐업한 축사는 물론 현업 축사 매입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익산천(주교제) 생태하천복원사업에 공을 들인 덕이다.

지금까지 1천113억원을 들여 65만㎡의 축사를 사들인 후 축사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나무를 심어 바이오순환림을 조성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축사매입은 현재 계획량의 80%에 도달했고 이달 말이면 모두 끝난다.

가축분뇨로 수질오염이 심했던 익산천은 생태하천복원사업을 통해 습지로 재탄생했다.

그 결과 악취 지수는 2012년 21에서 2017년 4로 87% 개선됐고 수질은 총인(TP) 기준으로 2012년 4.593㎎/ℓ에서 2017년 0.180㎎/ℓ로 96% 향상됐다.

왕궁 축산단지는 정부가 한센인을 집단 관리하려고 1948년 조성한 곳으로 정착촌(170만㎡)은 국내 90여개 한센인 정착촌 중 가장 규모가 커 국내 최대였다.

이들은 집단농장에서 돼지와 닭, 한우 등 수십만 마리의 가축을 키우며 생계를 잇고 있으나 낡고 밀집된 축사와 주택이 인접해 극도로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살았다.

또 한때 이곳에서 배출되는 오·폐수 1천t가량이 매달 새만금 상류인 만경강으로 흘러 수질과 악취의 주범으로 지적받기도 했다.

1980년대에는 3천여명에 달할 정도로 북적거렸지만, 한센인 1세대가 죽고 2, 3세대가 정착촌 밖으로 나가면서 주민도 줄고 폐가도 늘었다.

집집이 딸린 축사는 모두 재래식이라 굳이 시설이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허름하고 오래됐다.

인근 남천교와 주교 등은 축사를 청소한 뒤 나오는 오물과 폐수가 흘러들어 차라리 천(川)이기보다는 대형 하수구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다.




이 때문에 호남고속도로를 한 번이라도 이용한 국민이라면 차 유리창을 뚫고 흐르는 심한 악취(가축분뇨)로 익산∼전주 구간을 지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실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에 전북도와 정부는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새만금 수질환경 개선 등을 위해 2011년부터 환경종합대책을 세워 추진했다.

오정호 전북도 새만금추진지원단장은 "축산단지 환경대책이 마무리되는 내년쯤에는 왕궁이 혐오·기피 지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백제역사문화가 살아 숨 쉬는 쾌적한 생태 마을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ich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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