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토굴에 살며 마을 대소사에 사사건건 간섭하고, 주민들에게 상습적으로 협박한 50대가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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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춘천경찰서는 특수폭행 등 혐의로 민모(55) 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민 씨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마을주민들을 상대로 "다 죽여버리겠다. 동네를 쑥대밭으로 만들겠다"며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민 씨는 도를 닦고자 30여 년 전 이 마을 근처의 산속 토굴로 들어가 지냈다.
절에서 일도 도와주고, 신 내림을 받았다며 토굴 속에 신당을 차리고는 무속인으로서도 생활했다.
마을주민들과도 원만하게 지냈으나 민 씨의 태도는 작년부터 180도 바뀌었다.
마을 대소사에 사사건건 간섭하기 시작하며 주민들을 괴롭히고 협박하며 마을 일을 마음대로 하려 했다.
견디다 못한 주민 A 씨가 지난해 9월 경찰에 신고했으나 민 씨가 요양병원에 입원하면서 불구속 입건돼 벌금 처분만을 받고 풀려났다.
이후 앙심을 품은 민 씨의 협박은 더 노골적으로 변했다.
새벽만 되면 마을로 내려와 A 씨에게 보복성 협박을 일삼았고, 지난 2월 16일에는 가스 분사기를 겨누기까지 했다.
다른 주민들에게도 신고할 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으름장을 놓으며 협박했다.
주민들에게 민 씨는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었다.
피해 마을에는 50세대 80여 명이 살고 있으며 주민 대다수가 60대 이상 고령이 대부분으로 주민들은 민 씨의 보복이 두려워 선뜻 신고하지 못했다.
마을도 배를 타고 소양강을 건너야 30분, 차량으로 가면 한참을 돌아가야 해 외부 도움을 받기도 어려웠다.
이에 경찰은 수사전문팀을 구성해 마을을 방문, 주민 30여 명과 면담해 피해 진술을 확보했다.
주민 40여 명은 민 씨의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며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민 씨는 폭행, 절도 등 전과만 30범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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