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연 학술지 논문…대학생 503명 대상 조사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경쟁적인 사회·경제적 환경에서 불안과 우울, 스트레스를 겪는 대학생들이 이런 어려움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술을 선택하고 결국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것이 이론적 검증으로 확인됐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1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하는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신호에 실린 논문 '대학생의 우울, 대처동기, 음주문제의 관계:자가처방가설의 검증'(장수미)에 따르면 대학생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울할수록 그런 상황에 대처하려는 동기가 유의미하게 높았고, 이런 대처 동기가 높을수록 음주량과 빈도, 의존 증상 등 음주 문제도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자신의 정신과적 문제나 고통스러운 정서적 상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대처 동기로 알코올이나 약물 등을 사용한다는 '자가처방가설'은 앞서 폭력 피해자 같은 취약 집단에서 확인된 바 있다.
하지만 대처 동기로 술을 마시면 술이 부정적인 강화제 역할을 해 결국 알코올 오용과 남용으로 이어졌다.
이번 연구에서는 일반 대학생 집단에서도 이러한 양상의 자가처방가설이 확인된 것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부정적 정서와 높은 대처 동기를 가졌을 때 술을 마시면 결과적으로 부정적 정서를 강화하고, 대처를 위한 음주가 계속되면 스트레스나 정서를 조절하는 능력은 오히려 약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것은 이미 다른 연구들에서 확인됐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따라서 대학생의 음주 문제에 대한 예방이나 개입은 음주 동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또 음주가 부정적 정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정확한 인식을 하도록 하고, 음주가 아닌 다른 대처방식을 갖추도록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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