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항공 무노즈, 사퇴압력 고조되자 승무원 잘못 인정
"앞으로는 경찰력 동원해 승객 끌어내지 않겠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비행기 탑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려 전 세계적인 비난에 휩싸인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의 최고경영자(CEO)가 사퇴압력이 거세지자 '시스템' 탓을 하고 나섰다.
유나이티드 컨티넨탈 홀딩스의 오스카 무노즈 CEO는 12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9일 밤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발생한 승객 끌어내리기 소동은 "승무원들이 상식을 동원해 판단하지 못하도록 한 시스템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일선에 있는 감독관이나 매니저가 상식에 맞게 행동하도록 하는 적절한 도구와 정책, 절차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회사의 시스템 실패로 승무원들이 잘못 대처했다는 뜻으로, 승객 끌어내기 소동이 발생한 다음날 직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승무원의 대처를 지지하고 앞으로도 이렇게 대처하기를 권장한다고 했던 것과는 상반된다.
무노즈는 사건 발생 이틀째인 11일에는 언론, 네티즌 등으로부터 뭇매를 맞은 뒤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무노즈의 입장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것은 제 살길을 찾기 위한 궁리로 해석된다.
이 사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뒤 미국, 중국, 베트남 등에서 무노즈의 퇴진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 운동이 진행 중이다. 또 피해자가 베트남계로 알려지면서 인종차별 논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틀 만에 입장을 바꾼 데 대해 무노즈는 "우리가 느끼는 것을 처음에 표현하는 데 부족했다"고 둘러댔다.
무노즈는 이번 사안으로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나는 유나이티드항공을 더 좋게 만들려고 고용됐으며, 지금 그렇게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18개월 전 미국 3위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의 최고경영자로 부임한 그는 앞으로는 승객을 끌어내리기 위해 경찰력을 동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피해 승객인 데이비드 다오와 연락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변호사는 다오가 시카고 지역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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