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국가인권위 전국 첫 공동조사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부산지역 일선 고교의 학교규칙에 인권침해 요소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교육청은 146개 고교와 13개 특수학교를 대상으로 국가인권위원회와 합동으로 학교규칙을 점검한 결과 인권침해 요소가 있거나 비현실적인 학칙이 3천978건에 달했다고 13일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교육청이 공동으로 학교의 인권침해 요소를 점검한 것은 이번이 전국에서 처음이다.
인권위의 지적을 받은 규칙은 학생 생활규정 1천308건, 징계와 관련한 학생 선도규정 1천989건, 학생회 규정 681건 등이다.
이번 점검에는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사무소 전문 강사와 변호사,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 등이 참여했다.
대표적인 인권침해 학칙으로는 '학생회 임원은 전 학기 성적이 50%이내 여야 하고 동일 득표자가 나오면 연장자를 당선자로 한다', '학교장 허가 없이 불건전한 외부행사에 참여해서는 안된다' 등이다.
훈육 차원의 단체기합, 벽 보고 서 있기 등의 과도한 체벌은 인권침해 소지가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교육청과 인권위는 학칙에 '불온·선동·불순' 등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용어를 구체적으로 변경하고 '아름다움을 지닌 여성으로서' 등 성차별적인 용어를 수정하도록 권고했다.
또 서약서, 각서, 사과문 등을 강요하거나 의무적으로 작성하도록 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휴대전화 압수 규정과 관련, 일부 학교에서 1주일 이상 압수 보관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수정을 권고했다.
부산시교육청은 권고 사항을 해당 학교에 전달, 5월까지 학칙을 개정하도록 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했다.
이후 2차 점검에서 권고 사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재차 수정을 권고할 방침이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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