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급하다 급해"…거제시장이 국민연금 달려간 이유

입력 2017-04-13 09:39   수정 2017-04-1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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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급하다 급해"…거제시장이 국민연금 달려간 이유

채무재조정에 부정적 입장 번복 설득차…P플랜 들어가면 어려워

(거제=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급하다 급해."

대우조선해양 본사가 있는 경남 거제시의 권민호 시장은 13일 새벽 전주로 가는 승합차에 몸을 실었다.

전주에 본사를 둔 국민연금공단을 방문하기 위한 것이다.

오는 17일과 18일 대우조선해양 채권자집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이 채무재조정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대우조선이 단기법정관리인 P플랜(Pre-packaged Plan)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으로서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권 시장은 국민연금 등 채권자들이 채무재조정에 합의해 대우조선이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선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조선 불황'으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거제의 지역경제가 거센 격랑에 휩싸이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정부가 대우조선에 신규자금 2조9천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한 이후 한시름을 놓았던 그였다.

하지만 정작 P플랜 돌입에 키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이 채무재조정에 부정적 반응을 나타내자 다시 고민에 빠진 것이다.

독감에 걸려 1주일째 고생하고 있는 그는 며칠동안 고민을 거듭하다 국민연금을 찾아 시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장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다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다.

국민연금 방문에는 반대식 거제시의회의장과 옥영문 도의원, 임수환 시의원 등이 동행했다.

권 시장은 국민연금 관계자들을 만나 "대우조선의 급격한 구조조정은 거제 지역경제 직격탄이 될 것"이라며 "지역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고 대우조선 회생을 위해 '자율적 구조조정' 지원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대우조선 문제는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기자재업체와 협력사들의 생존과도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면서 "현재의 어려움 때문에 조선업을 포기한다면 나중에 조선 호황이 왔을 때 조선업 근로자들이 단 한 명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y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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