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기업과 손잡고 쓰임새 혁신…'덱스'로 PC시장 위협
기어VR·기어360 묶어 1천대 한정 할인 판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삼성전자[005930] 갤럭시S8이 전작 갤럭시S7이나 갤럭시노트7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은 스마트폰이라는 상품의 외연을 확장하려 한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 시리즈를 매개로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스마트폰을 PC처럼 사용할 수 있는 장치인 '덱스'를 내놓는 등 '갤럭시 생태계'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3일 오전 서울 서초사옥에서 갤럭시S8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어 갤럭시S8을 통해 시도한 혁신을 두루 소개했다.
갤럭시S8 시리즈는 지문·홍채·얼굴 등 세 가지 생체 정보를 인식하는 센서를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독자적인 생체 인증 서비스인 '삼성 패스'(Samsung Pass)와 연계한다.
삼성 패스의 범용성 확보를 위해선 다른 회사들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삼성전자는 대부분 시중 은행의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갤럭시S8의 홍채 인증으로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등과 협력해 홍채로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도록 한다는 게 대표적이다.
또 신용카드 결제, 증권 거래, 보험 가입 등 금융 서비스뿐 아니라 휴대전화 본인 확인, 의료 기록 조회, 온라인 쇼핑 등으로 삼성 패스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8월 출시한 갤럭시노트7에서 기세 좋게 시도했으나, 갑작스러운 발화 이슈와 조기 단종으로 미완에 그쳤던 삼성 스마트폰의 꿈의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현존 최고의 모바일 게임 그래픽을 구현하기 위해 넷마블게임즈와 손잡았다.
아울러 전용 스마트폰을 다수 내놨다.
아시아나 항공 마일리지로 할인 구매할 수 있는 '갤럭시S8 아시아나폰', 카드 서비스 접근성을 높인 '갤럭시S8 하나카드폰', 인터넷 은행 이용에 최적화한 '갤럭시S8 케이뱅크' 등을 선보인다. 범(汎)삼성가에 속하는 신세계그룹 임직원만을 위한 '갤럭시S8 신세계' 등이다.
삼성전자는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엑소(EXO) 스마트 커버'라는 액세서리를 출시한다. 커버를 장착하면 삼성 클라우드에서 인기가수 엑소의 미공개 화보, 배경화면 등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신개념 상품이다.
삼성전자는 '삼성 갤럭시 프렌즈'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액세서리를 추가 출시할 전망이다.
다만, 인공지능(AI) 가상비서 '빅스비'는 갤럭시S8 시리즈의 '아픈 손가락'으로 평가된다.
삼성 스마트폰 자체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했고, 개발 도구(SDK)를 제공해 타사 관심을 유도하고 있지만, 카카오톡, 네이버 등 이용자들이 많이 쓰는 서비스와의 협력은 언제 성사될지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빅스비가 갤럭시만의 솔루션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일이 삼성전자의 제1과제가 됐다.
덱스는 다른 의미의 외연 확장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 시리즈를 덱스로 모니터와 연결하면 가상의 PC 화면을 제공한다. 스마트폰을 데스크톱 PC 본체로 쓰는 셈이다. 이용자는 게임이나 동영상을 더 큰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
전자업계에서 갤럭시S8과 덱스가 침체 일로에 놓인 PC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것은 스마트폰의 역할이 더는 '전화기'에 국한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이밖에 가상현실(VR) 헤드셋인 '기어VR'와 360도 카메라 '기어360' 신제품을 갤럭시S8 시리즈의 주변 기기로 소개했다.
오키드 그레이 색상의 기어VR은 14만9천600원, 화이트 색상의 기어360은 24만9천700원인데, 삼성전자는 오는 14일부터 두 제품을 묶어 1천대 한정으로 29만9천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50달러(약 5만6천원) 상당의 오큘러스 콘텐츠 이용권도 준다.
삼성전자는 페이스북 등과 손잡고 VR 사업 확대에도 애쓰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이날 회견에서 "갤럭시S8 시리즈가 가져올 일상의 변화를 더 많은 소비자와 공유하며 새로운 스마트폰 생태계를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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