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브뤼셀에서 강연을 통해 무역장벽을 세우는 것은 개선 조짐을 보이는 글로벌 경제에 자해를 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도로 연결된 현 세계에서 각국의 정책은 국경을 넘어서는 큰 파급 효과를 내는 경향"이라고 말하고 "비유적으로 말해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있는 셈이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각국에 강력한 국제협력을 지지할 것을 권고해야 하는 까닭"이라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2008년의 글로벌 경제 침체가 2차 경제 대공황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데는 국제협력이 필수적이었다고 말하고 IMF는 세계 각지에서 소득과 생활 수준의 현저한 증가를 뒷받침한 국제협력을 증진하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자적 틀을 통한 협력은 모든 국가에 혜택을 제공했다"고 말하고 "따라서 견조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더 큰 국제협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와 함께 국제협력은 중국과 독일 등 일부 국가에는 무역흑자를, 미국을 포함한 여타 국가들에는 무역적자를 초래한 글로벌 불균형에 대처하는 더 나은 길이라고 밝히면서 "이는 보호무역 조치를 피하는 것을 포함해 각국이 공평한 경쟁의 무대를 준수하도록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을 규제하는 것은 공급망을 파괴하고 글로벌 산업생산을 해치며 산업 자재와 소비재의 가격을 부풀리는 자해 행위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특히 소득의 상당 부분을 소비하는 저소득층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음주 IMF가 발표할 반기 글로벌 경제전망 보고서와 관련해 라가르드 총재는 글로벌 경제가 모멘텀을 얻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용과 소득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다소 상향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뚜렷한 하방 리스크도 동시에 존재한다고 지적하면서 유럽 등의 정치적 불확실성, 글로벌 무역에 겨눠지고 있는 보호무역의 칼날, 신흥국과 개도국에서 파괴적인 자본 유출을 초래할 수 있는 긴축적 글로벌 금융여건 등을 꼽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생산성의 정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무역 둔화와 민간투자 부진 등도 아울러 글로벌 경제의 강력한 성장에 상당한 지장을 주는 요인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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