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우디 경협위원장 "70년대 도움 준 한국, 사우디서 사업기회 얻길"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오늘 오후 한국 병원들을 둘러볼 생각입니다. 한국 병원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유치해 가칭 '코리안센터'를 열고 싶습니다."
한국을 방문한 압둘 아지즈 아루크반 한·사우디 민간 경제협력위원장은 1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의 부동산과 의료 시장에 관심을 보였다.
아루크반 위원장은 부동산 투자와 관련, "사업성이 있고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어떤 형태든 제한이 없다"고 말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기술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효율을 높일 방법을 한국 기업들이 알려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한 아루크반 위원장은 14일 한·사우디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하는 등 한국 재계 인사들과 면담을 한다.
그는 사우디 투자청, 아람코 등 정·재계 인사 30여명으로 구성된 사절단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고국에서 건설·인테리어 기업을 경영하는 그는 2007∼2010년 유엔 인권특사를 지내며 반기문 전 사무총장과도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기자와 만난 그는 '한·사우디 경협위원장'이라고만 직함을 적힌 명함을 건넸다. 그는 국내에서는 해외에서든 이 명함을 쓴다고 했다.
경협위원장으로서 처음으로 공식 방한했다는 그는 "사우디는 현재 경제구조를 바꾸는 과정에 있다"며 "이에 대한 한국의 조언과 도움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사우디에서 활동하고 싶은 한국 기업을 위한 목소리가 되고 싶다"고도 했다.
아루크반 위원장은 "한국은 1970∼1980년대 사우디 국가 경제 건설에 굉장히 많은 도움을 줬다"며 "이에 대해 사우디는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고 많은 로열티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현재 '비전 2030'이라는 경제개혁을 진행 중이다. 비전 2030은 석유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작년 4월 발표한 신성장동력 육성·일자리 창출 정책이다.
아루크반 위원장은 "사우디에서 진행 중인 민간 프로젝트가 상당히 많은데 보답 차원에서라도 한국 기업들이 수주하길 바란다"며 "한국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기도 하지만, 저희는 한국 기업·기업인에 늘 우호적이고 친구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애정을 표했다.
특별히 중소기업의 진출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대기업은 스스로 보호능력이 뛰어나지만 중소기업은 다르다"며 "중소기업이 쉽게 투자하고 시장이 잘 안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우디의 한 회사가 투자펀드를 통해 한국 전자회사에 투자해 성공한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아루크반 위원장은 "사우디는 G20 가입국으로, 중동에서도 견실한 나라"라며 "아프리카와 가깝고 아시아, 유럽하고도 지리적 접근성이 뛰어나다"고 사우디의 장점을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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