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일대 잦은 산불 '헬기 출동 지연'이 피해 키운다

입력 2017-04-16 06:00  

휴전선 일대 잦은 산불 '헬기 출동 지연'이 피해 키운다

군 선도헬기 출동 기다리다 '골든타임' 놓쳐

(대전=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지난 11일 오후 3시 50분께 북한 접경지역인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 일대 야산에서 산불이 났다.


신고를 받은 파주시청은 3시 56분에 산불진화를 위해 민간에서 임차한 헬기 조종사 이모(51)씨에게 출동 지시를 내렸다.

이 헬기 조종사는 4시 1분 이 일대 군 작전 지휘부인 1군단 상황실에 선도헬기 지원 요청을 한 뒤 4시 5분에 산불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비행금지선 밖에 도착해 군 선도헬기 도착을 기다리며 공중대기를 했다.


하지만 군 헬기는 30분이 지난 4시 35분에야 도착했고, 결국 산불진화를 위한 헬기 출동 '골든타임'인 30분을 허비하게 됐다.

14일 산림청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최근 접경지역 비행금지선 안쪽에서 산불이 자주 발생하지만 군 작전지역이라는 특성상 헬기 출동이 늦어져 큰 산불로 번지는 경우가 잦아 문제로 지적된다.

현행 제도상 민간 긴급헬기가 비행금지선 안쪽으로 출동하려면 관할지역 군 선도헬기가 동행 출동해야만 가능하다.

문제는 군 선도헬기가 출동하기까지 30∼40분 정도 걸린다는 점이다.

민간 긴급출동 헬기는 관할 관청이 긴급헬기 조종사에게 지시를 내려 대부분 5∼10분 이내에 출동할 수 있다.


하지만 군 선도헬기는 관할 관청이 군단 상황실에 지원을 요청하고, 다시 군단 상황실에서 관할 군사령부 상황실-군사령부 담당 부서-관할 지역 항공단-관할 지역 항공대대-헬기 조종사에 이르는 6단계의 지시체계를 거쳐야 해 평균 30∼40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민간 긴급출동 헬기는 골든타임에 비행금지선 밖에서 30∼40분을 공중대기하면서 군 선도헬기가 올 때까지 시간을 낭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임차 헬기 조종사 이씨는 "긴급재난 헬기는 시간이 생명"이라며 "불합리한 제도 때문에 국민의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은 작전상황 발생 때 현장 지휘관 판단으로 '선 조치, 후 보고' 체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안다"며 "산불이나 재난 지원 선도헬기 출동체계도 관할지역 헬기 대대급 지휘관 판단하에 '선 조치, 후 보고' 체계로 개선하면 즉각 조치가 가능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산불진화 담당 부서인 산림청은 신중한 입장이다.

산림청 산불방지과 관계자는 "접경지역 비행금지선 안쪽에서 산불이 났을 때 진화헬기 출동이 늦어져 피해가 커지는 경우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군 선도헬기 출동체계는 전적으로 국방부가 판단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진화헬기 조종사 입장에서는 출동이 지연돼 답답할 경우가 있겠지만 군 작전지역의 특성상 신속한 출동만을 주장할 수도 없다"며 "비행금지선은 우군기의 월북이나 북한기의 월남 가능성에 대비해 작전이 이뤄지는 만큼 민간헬기가 단독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ye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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