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중인 60척 대상, 레이더에 고래로 표시돼 탐지 곤란
작년부터 생산, 5년 내 작업 완료…탐지에 큰 난관 예상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앞으로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잠수함을 탐지하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
최신예 보레이급 핵 추진 전략잠수함(SSBN) 등 60척의 잠수함을 운영, 세계 4위 잠수함 보유국인 러시아가 앞으로 모든 잠수함의 소음 발생을 최대한 차단, 탐지를 사실상 어렵게 하는 야심 찬 작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러시아 국영 방산업체 '테크마쉬'(Techmash)는 앞으로 보레이급 SSBN, 야센급 순항미사일 적재 핵 추진잠수함, 디젤 추진 재래식 잠수함 등 해군이 운영 중인 모든 잠수함을 특수고무 재질로 코팅처리 해 소음 발생을 사실상 차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스푸트니크 뉴스 등 러시아 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크마쉬는 지난해 국방부 측과 5년 기한의 이 특수고무 코팅재 생산과 잠수함 도장 작업 계약을 체결한 후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이 특수고무 재질로 코팅 처리된 잠수함은 일반적인 바다 음과 똑같은 소리만 발생해 적 수상함이나 잠수함의 탐지 체계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적 레이더에는 범고래나 일반 고래로 나타나 식별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애초 테크마쉬 측은 보레이급과 야센급 핵 추진잠수함과 바르샤비얀카 디젤 추진 잠수함용으로 이 특수고무 코팅재개발에 나섰으나 성능에 대한 긍정평가가 우세하자 이를 앞으로 5년 내 모든 잠수함을 대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잠수함은 스크루 가동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선체에 고무 재질의 음향 타일을 부착, 소리의 반사를 차단하는 등의 방식으로 은밀성을 유지하는 데 주력한다.
웬만한 소형 헬기 항공모함 크기인 2만4천t(수중배수량 기준)인 보레이급 SSBN은 사거리 1만㎞인 '불라바(Bulava)-30' 탄도미사일(SLBM)을 최대 20기까지 탑재한다.
러시아는 실전 배치한 세 척의 보레이급 SSBN 가운데 두 척을 한반도 등 아시아 태평양지역을 담당하는 태평양함대에 배속했으며, 오는 2020년까지 모두 8척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첨단 기술로도 수중의 잠수함을 탐지하기가 어려운 현실에서 이처럼 '소음 제로'에 근접하는 러시아 잠수함이 앞으로 대거 출현하면 미국 등 경쟁국으로서는 탐지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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