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일본 은행 두 곳으로부터 재무적 지지 확보"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미국 반도체회사 브로드컴(Broadcom)이 일본 도시바 낸드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부문 인수전에서 선두로 나선 것 같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사정에 정통한 두 명의 일본 은행 관계자들을 인용해 브로드컴의 인수 제안이 적어도 두 곳의 주요 일본 은행들의 재무적 지지를 얻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브로드컴은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와 컨소시엄을 이뤄 200억달러(약 22조6천억원) 넘는 인수가격을 제안했다.
브로드컴은 일본 은행들을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이기 위해 이들로부터 1조엔(약 11조3천억원)의 엔화 대출을 확보하기 위해 논의를 시작했는데 성과를 얻은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도시바의 구조조정계획에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일본 은행 3곳으로부터 대출을 확보하는 것은 브로드컴의 인수여력 뿐만 아니라 정치적 지지를 얻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그룹,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그룹이 브로드컴에 150억달러를 대출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일본 정부와 업계에선 도시바 반도체 부문의 기술 유출을 이유로 중국 기업에 매각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왔다.
일본 정부는 국책 은행인 일본정책투자은행이나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가 일본 기업들과 '일본연합'을 구성해 인수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일본 업계는 이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싱가포르 소재 반도체회사 아바고(Avago)에 370억달러에 인수된 브로드컴은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미국 기업이다.
앞서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도시바 반도체 인수 후보군이 한국 SK하이닉스,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 브로드컴-실버레이크 등 4곳으로 압축됐다고 보도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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