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극단주의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던 10대들에게 잔인하게 살해된 프랑스의 자크 아멜 신부를 복자로 시복하는 절차가 개시됐다고 프랑스 루앙 교구가 13일 밝혔다.
루앙 교구 측은 아멜 신부가 "신앙을 위해 순교했다"면서 "복자로 시복되면 아멜 신부의 순교를 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복자(福者)는 가톨릭 성인의 전 단계다.
아멜 신부는 지난해 7월 26일 프랑스 북부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던 중 10대 IS 테러범 2명에게 신자들이 보는 앞에서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됐다.
그는 흉기에 찔려 쓰러진 뒤 발로 테러범들을 밀어내면서 "사탄아, 물러가라"고 말했다고 목격자들이 증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0월 아멜 신부의 성인 지정 조사절차를 곧바로 진행하도록 교황청에 지시했다. 일반적으로 교황청은 성인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해당 인물이 사망한 지 5년이 지나서 시작하지만, 아멜 신부의 경우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천주교에서 특정 인물을 성인으로 추대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이상의 기적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그러나 교황청이 신앙을 위해 숨진 순교자로 판단하면 기적 없이도 성인 반열에 오를 수 있다.
1930년 생테티엔 뒤 루브래에서 태어난 아멜 신부는 28세 때 사제 서품을 받은 이후 고향을 비롯한 프랑스 서북부지역의 사목에 투신해왔다.
그는 75세 때 은퇴했지만 교구에 남아있게 해달라고 요청해 성당과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해오다 85세 나이에 변을 당했다. 당시 테러범들은 경찰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이 사건이 있은 지 2주 후에는 남불의 니스에서 대형 트럭 테러 참극이 발생해 86명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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