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재정 건전화 권고…"소비 살리고 최저임금도 올려야"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은 2019년 10월 8%에서 10%로 올리기로 한 소비세(한국의 부가가치세)를 약속한 대로 인상하고, 점차 15% 수준까지 올릴 능력도 있다고 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은 정부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가 넘는 일본정부에 단계적인 재정 건전화를 권고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또 일본경제 활성화를 위해 개인소비를 살리기 위한 특별조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임금 인상이 가속화돼야 한다는 인식을 표명했다. 최저임금 인상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OECD의 대일 경제심사보고서 발표를 위해 일본을 찾았고, 13일엔 아베 신조 총리,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와 개별회담과 기자회견을 통해 재정건전화를 강조했다.
일본경제 현상에 대해 그는 "1인당 실질경제성장률은 1997∼2012년 때보다 2012∼16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임금인상은 기대만큼 안 됐다. 임금이 늘어야 소비가 는다"고 강조했다.
OECD는 기업의 임금인상을 위해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OECD는 일본 최저임금은 중간치의 40% 정도로 OECD 가맹국의 평균보다도 상당히 낮다고 진단한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일본의 최저임금이 중간치의 50% 정도까지는 올라야 한다고 제시했다.
OECD가 대일 경제심사에서 중시한 주제는 생산성이다. 특히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생산성 격차 확대 문제다.
정규직과 비정규 간 노동시장 양극화를 시정하는 것도 과제로 들고, 비정규직에 대해 연금이나 의료 등 사회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기술이 좋은 노동력이 있는데, 과제는 생산성 향상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본 여성의 노동참가율이 OECD 평균에 근접한 점은 인정했지만 임금 면에서 남녀 간 격차를 시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재차 거론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 결정이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권 탄생에 의해 경제의 글로벌화에 역풍이 부는 것에 대해 구리아 사무총장은 "글로벌화는 멈출 수 없고, 더 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엔고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환율에 좌우되는 형식의 경제정책 운영은 곤란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장기적으로 확실한 경제정책 목표를 가져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OECD는 일본경제 심사보고서에서 올해 엔저 경향이 계속되면서 수출이나 기업투자의 증가가 전망된다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작년 11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높인 1.2%로 수정 전망했다고 NHK방송이 전했다.
다만 일본의 비정규직 비율이 전체의 38%까지 늘며 임금 격차가 확대되는 영향으로 빈곤율이 OECD 가맹국 평균보다 높다고 지적하며, 성장혜택이 일부에 집중되지 말아야 한다고도 밝혔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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